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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02-16 13:51
 조회 : 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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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 187] 외로워할 자유를 주세요
아무도 없이 혼자 외로운 건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서
외로운 것보다
훨씬 쉬워요
-포셔 넬슨의 산문 <사랑의 끝에서 나를 만나다> 중에서
외로움에서 벗어나 보려고 우리는 사람을 만나고, 전화를 하고, 인터넷 속을 헤엄쳐 다니기도 합니다. 그런데 외로움이란 벗겨내면 벗겨낼수록 우리 몸에 더욱 달라붙는 참으로 희한한 존재입니다. 외로워할 틈을 잃어버렸다는 것, 근대 이후 인류의 불행은 거기서 비롯되었지요. 거창하게 인류를 끌고 오지 않아도 사실 저 자신을 돌아보면 외로움이 몸에서 다 빠져나간 것 같아 두렵습니다. 문학은 흔히 고독을 먹고 자란다고 하지요. 그런 문학을 업으로 삼고 있는 저한테 요즘 가장 심각한 것 중의 하나는 외로워할 자유가 도대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감히 꿈꿉니다. 단 하루라도 내가 걸어가고 싶은 곳까지 걸어가 볼 수는 없을까? 써야 할 원고와, 만나야 할 사람과, 해야 할 전화 같은 것 없이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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