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
|
 |
1,100
|
 |
3,583 |
 |
5,069 |
 |
3,648,280 |
 |
|
|
|
|
|
|
|
작성일 : 03-04-13 06:36
 조회 : 3,542
|
*쌍계사 벚꽃 십리 길 유감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지르는
섬진상 줄기 따라 화개장터엔 ♩♭
윗마을 구례 사람, 아랫마을 하동 사람
닷새마다 어우러져 장을 펼치네. ♪♪
구경 한번 와 보세요
보기엔 그냥 시골장터지만
있어야 할건 다있구요
없을건 없답니다 화개장터♬♪’
가수 조영남이 노래부르던 화개장터를 지나고 있다.
언젠가 지리산 노고단으로 해서 임결령에서 하산하여 피아골 산장에서 자고, 1일이나 6일 장날에 맞추어 오고 싶던 곳이다. 제첩국과 은어회 안주하여 막걸리 한 잔 하고 싶어서다.
우리는 지금 관광버스를 타고 그 유명한 '화개 10리 벚꽃 길'을 가고 있다.
4월 초순이 지나지 않았건만 벌써 화개천 고수부지에서 있던 축제는 끝났고, 게다가 간 밤 짖궂은 봄비에 꽃은 반 이상이 져 있다. 눈이 내리듯 꽃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다.
그 꽃길에서, 일행 중 두 여인이 화장실을 간다고 하여 20여분 이상을 지체한 데다가, 전국에서 모여든 관광버스와 인파로 뒤엉켜서, 버스에 꼭꼭 갇히어 그 아름다운 십리 길을 한번도 걸어보지 못한 우리를 벚꽃 길이 끝난 쌍계사 입구에다 풀어 놓는다.
속절없이 점심 식사나 뚝딱하고 서둘러 차에 올랐다. 그래야 근처에 있는 청학동을 가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서도 30분 이상이나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은 부부가 있었다.
그러더니 기사 아저씨는 도중에 버스를 세우고 그냥 통영으로 가자고 한다. 청학동을 다녀와서는 저녁 식사 시간을 도저히 맞출 수 없기 때문에 통영에서 자고 내일 한려국립해상공원 유람을 가지는 것이다. 이 사람 저 사람들에게 덧없이 빼앗긴 허무한 하루였다. 그러나 어쩌랴. 불행하게도 우리가 만난 운전기사는 젊은 왕 초보인 것을.
전국에 널리 알려진 화개 십리 벚꽃 길은, 지금으로부터 1930년대 화개 면장 김진호씨가 화개 개발의 큰 뜻을 품고, 뜻있는 유지들의 성금을 모아 이룩한 길이다.
화개 장터에서 화개천 따라 쌍계사에 이르는 십리 길에 화개교(花開橋)를 가설하고 복숭아나무 200 그루와 벚꽃나무 1,200 그루를 심은 것이 이 화개 꽃길이 된 것이다.
매년 봄 화개천 따라 양쪽 길이 벚꽃으로 터널을 이룰 때에,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꼬옥 잡고 화개 10리 벚꽃 길을 걸으면 한 평생 행복한 해로(偕老)를 하게 된다 하여 '혼인(婚姻) 길'이라고도 하는 곳이다.
저속한 대중가요를 귀청이 터지도록 들으며, 버스 통로에서 떠나올 때부터 쉬지 않고 뛰어대는 지각없는 춤꾼들과 혹은 다투며, 혹은 눈을 부라리면서 다시는 이런 무리들과 함께 하지 않으리라 벼르며 달려온 1,000리 길이 이리 허망하게 무너진다니-.
시 한 수를 쓰는 것으로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
 화개천 따라
벚꽃 십리길
하동 쌍계사 찾아 갔더니,
꽃이 내린 길
꽃비 맞으려
봄을 찾아 걸어봤더니-
사람만
구경하다 왔네
짓궂은 간밤 비에다가.
-쌍계사 벚꽃 십리 길 유감
200. 4.8
 여 영자: 일만선생님 정말 부럽습니다. 아 .....언제나. -[04/13-12:38]-
일만: 아, 여 시인님. 이제는 화가 좀 풀리셨지요. 세상 살다보면 이런 저런 일들을 겪는 것거니 이해하여 주시기를-. -[04/16-17:10]-
|
|
Total 5,137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