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시대에 무엇을 위한 시인인가

어둠 속에서 빛으로  우리를 일깨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시인이라고 이름합니다.

게오르규는 시인의 존재를 예언자의 사명을 띠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시대를 앞서 나아가는 선행자들이라고도 하지요.

바다 밑을 다니는 잠수함 속에는 토끼를 함께 태우고 다닌다고 합
니다. 잠수함 내의 산소가 부족하게 되면 토끼가 제일 먼저 반응
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토끼의 반응을 보고 잠수함내에
산소를 채워 넣는 것입니다.

시인 역시 잠수함의 토끼와 같다고 할 것입니다. 잠수함의 토끼처럼
시인들은 시대를 앞서 인간성의 상실을 느끼고 아파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인을 선행자라고 하는 것이겠지요.

횔덜린은 비가 [빵과 포도주]에서 " 이 가난한 시대에 무엇을 위한
시인인가?"라고 비감 어린 어조로 묻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하이데거는 신성의 빛이 사라진 어둠의 시대이기에 횔덜린
은 '가난한 시대'라고 말하고 있다고 풀어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심성이 가난하고 영혼이 어둠에 갇혀있는 존재들이기에 횔덜린은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를 가난한 시대라로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