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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4-11 09:01
축) 山崗 김낙기 시집/ 바다는 외로울 때 섬을 낳는다
 글쓴이 : ilman
조회 : 4,373  
축) 山崗 김낙기 시집/ 바다는 외로울 때 섬을 낳는다

*. 글머리를 여는 마음

거기 그렇게 서 있다가
이리저리 흔들리며 반세기
앉아도 맘 편히 앉지 못하고
누워도 제집처럼 누워보지도 못한 채
거기 그렇게 어정쩡히 서 있다가
이리저리 흔들려온 나달 속에
오며 가며 떨어뜨린 자국
눈물겹도록 아리거나 기쁘거나
또는 가벼이 무거이 떨어뜨린
누란의 비바람에 훕쓸리며 그나마 남은
그 자국들 한데 모아 그려본 동굴벽화
이즘 발견된 석기시대 암각화처럼
먼 훗날 우주시대 암각화로 발견되어
밤하늘 한 구석 희미한 별자리 인근에서라도
명멸할 수가 있다면 다만 꿈일지
이 부끄러운 배설물을 자국으로
그림으로 별자리로 미화하는 순간에도
여기 이렇게 서서
이리저리 오고 가며 흔들리면서

-단기 4340도 저물어 가는 어느 날
산강 김락기가 이제사 겨우 첫째를 낳다.

 
*. 바다는 외로울 때 섬을 낳는다

바다는 그 많은 조형 기술 중에서도 유독 찬란한 고독 만들기를 좋아한다. 파도로 끊임없이 때리는 시련의 담금질이 그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시련은 몸서리쳐지는 고독을 넘어 고독 자체를 즐기는 경지, 즉 찬란한 고독의 지위에 누구든 앉힌다. 바다가 낳은 섬은 홀로 남겨진 기러기아빠처럼 고독의 소주를 씹어 삼킨다 섬 주변에는 마시다 버린 소부병들이 널브러져 있게 마련이다 섬은 하루에도 몇 번씩 커졌다 작아졌다 하며 고독에 잠기다가 지치며 쓰나미에 삼켜지거나 바다의 심장이 분출하는 마그마에 의해 아예 뭉개지기도 한다 가을 섬숲도 해풍으로 인해 부대끼다 못하여 붉으락푸르락 피멍이 든다 갯벌 제방기슭의 억새꽃, 갈댓잎도 뭐 그리 서러운지 머리채를 산발한 채 사방으로 뒤흔들며 울부짖는다 바람 드센 바다는 아득하여 공제선이 없다 해내천海乃天 바다는 바로 하늘로 이어지고 하늘에는 참수리마저 진종일 홀로 고독을 유영한다 바다는 외로울 때 섬을 낳고 섬은 외로울수록 섬으로 살아갈 수 있다.

*. 해설/ 오정국 한서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일찍이 '무지개로 그네 타듯/ 하늘을 밟아 서고 말리라'던 까까머리 고교시절의 친구, 산강 김락기 시인이 30여 년만에 한 권의 시집을 내었다.
'가난하였으나 울 수 있었던 밤'의 순수를 잃어버린, '당달봉사의 언 손끝'의 '풍금소리'가 뼈저리게도 가슴을 파고든다. 얼음처럼 투명했던 순수의 시원들, 그 '경계선은 다가갈수록 거기에 없'지만, 티끌 없는 순수의 세월을 향한 그의 낭만적 여정은 이 저녁 노을의 '무더기로 지는 저 활'처럼 슬프고 아름답고 찬란하다.
'바다는 외로울 때 섬을 낳고', 시인은 고독할 때 시를 낳은가. 그의 시는 황어가 토해놓은 '누런 산란'과 같다. 여기 이렇게 '피멍이 맺히도록 죽어가는' '온통 뒤엉켜 널브러진 모질고도 모진 윤회 알갱이'를 토해놓았으니, 이것이 바로 세속의 삶 한가운데서 문득 이런 삶을 살아야 하는 존재의 심연을 바라보는 시인의 깊은 눈길이 아닌가.


*. 해설 2/ 정귀래 시인 문학박사

시인의 눈빛은 바다의 조형 기술 중에 '고독 만들기'라는 속성르 발견하고 있다. 또한 '파도'와 '고독'을 연결하여 관념의 벽을 극복하고 있다. 고독하고 외로울 때 태어나는 섬은 유토피아의 세계라 할 수 있다. '바다는 외로울 때 섬을 낳는다'고 표현할 정도로 시인의 사유는 끝없이 분출되고 있다. 그 사유의 세계는 자연과 인간과의 거리를 좁혀 주는 메시지로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 축하 말씀/ ilman

바다는 외로울 때
섬을 낳는가
산강은 외로울 때
시를 쓰시는가
ilman은 외로울 때
산을 가는데-
반가운 고운님 만날 때마다
명함처럼 쓰기 위하여
첫째를 아껴 아껴 쓰시게나.

如心이인자 08-04-11 09:42
 
김낙기 선생님 멋진 시집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름 08-04-11 19:17
 
山崗 님, 시집 '바다는 외로울 때 섬을 낳는다'의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문현 08-04-12 15:52
 
시집의 독특한 멋진 제목과 바다같은 푸른 색깔이 멋집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리고요, 잘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慈軒 이정자 08-04-13 22:16
 
山崗 시인님,  시집 출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건필을 빕니다.
산강 08-04-18 09:42
 
일만 선생님!
 이미 연세를 초탈한 젊음으로 활동하시는 선생님의 과찬과 저 졸저의 소개에 머리숙여 감사올립니다.
여심 선생님, 오름 선생님, 문현 선생님, 자헌 선생님!
 선생님들의 축하말씀에 감사드리며, 제 잡문이 맑으신 선생님들의 영혼을  흐리지나 않을지 염려됩니다.
사정상 시조집을 먼저 상재하지 못했음을 해량바라오며, 늘 건승과 문운이 함께 하시기를 삼가 빕니다.
 山堈 김락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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