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대로 써야 시조다. 글쓰기 자체가 자기를 나타내는 작업이고 자신의 진실에 다름아니다. 국민 누구나 형식에 맞게 논리에 어긋나지 않게 쓰면 된다. 국민모두가 시인이 될 수 있다. 한글이 있기 때문이다. 문학으로서의 시조에 승산이 있다. 장래를 걸만한 것이다. 모르는 것은 죄다. 아는 것이 힘이다."로 이어지는 마치 "옥구슬 굴러가는 청랑한 목소리"로 쏟아낸 열강은 청중 3 백여명을 흠뻑 사로 잡았다.

미리 준비한 "특강"순서에 오른 것이 있었다. 
1. 시조의 발생 2. 시조의 개념과 명칭 3. 시조의 형태 4. 시조창작을 위한 원론 1) 시조의 형식과 한국어의 언어구조 2) 시조의 요소 3) 각장의 의미 (1) 기-승-전-결의 의미 (2)병렬과 접속관계 (3) 대상(Object), 관계(Relation), 의미(Meaning)의 구실 4) 시조의 서정성 5) 시조의 표현형식 6) 시조의 구조적 특성 7) 의미단위로서의 구와 장 8) 시조의 운율 9) 파격에 대한 반성 5. 특강의 의미: 시조의 저변확대와 후진양성에 이르러서 대단원.

중간에 자로 잰듯한 유모어 "가르침의 비법"을 공개할 땐 청중들이 박장대소했다.
" 30대에 학생 앞에 설때는 모르는 것도 가르치죠. 40대는 아는 것만 가르치고 50대는 좋아하는 것만 가르치며, 60대는 머리에서 생각하고 입으로 나오는 것을 그대로 가르친다"고 그러죠.

"2009년 초 발간 예정인 "시조 한 수에 역사가 숨쉰다"를 예로 든, 자헌선생은 "시조는 그 자체가 역사다. 그 속에 든 역사성은 문학의 할 장르로서 뿐만아니라 당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나는 고등학교 때 부터 정석을 지키며 살았다. 격과 운률의 정체성 그것을 떠난 시조란 상상할 수도 없었다. 차라리 자유시라면 모르지만 "시조"인 이상 이 원칙을 거스르면 그 순간 일탈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신념으로 남았다. 30대 이전의 작품들을, 그 혼이 묻었던 것들을 어느 순간 깡그리 불태워 버린 恨이 때로 나를 아쉽게 한다.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지만 지금와서 보면 그리움이 남는다."

 

챠이코프스키를 생각케 하는 에피소드였다. 그의 박물관에 가면 단 한개의 컨덕터 밖에 없는데 그것도 친구가 소장했던 것을 기증받아 전시해 놓은 것이다. 그리하여 그를 찾는 사람들은 그의 음악적 허무주의를 매우 가슴아파 하기도 한다던가?

 

자헌 이정자 선생은 그렇게 치열하게 생의 전반을 바쳐 시조작업을 하셨구나는 인상을 강열하게 전달했다.

시조의 정형성에 따른 자헌선생의 시적 견해는 7 번째 시조집 중 <아니오>에 잘 나타나 있다.

형식을 파괴하곤 시조의 현대화래
종장을 종결않곤 현대시의 다양화래
아니오 정격을 지켜
세계화로 뻗어가요.(시조의 향기 72쪽)
그리고, 같은 책 <시조의 집(79쪽)> 시조짓기(121쪽)>와 "형식파괴가 (시)조의 발전일까?(149쪽 이후 부록)에 면면히 살아 숨쉬고 있다.

자헌선생은 이날 특히 "한글사랑"을 강조하셨다. 집현전 학사들과 권문세가의 위용을 물리치고 "누구나 쉽게 배워 널리쓰게 만든 영명성"그 전무후무한 상징인 "세종대왕"의 선견지명을 이어받아 한국을 문화르네상스의 신경지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북돋아야 한다"면서, 한국뿐아니라 세계의 석학들이 부러워하는 문화유산의 백미가 바로 "한글"임을 강조하셨다.

그리하여 "시조의 발원지"격인 고려말 이조초를 통해 자리를 이루면서 이조5백년의 시조시인들의 융성기를 통해 많은 시인들이 등장한다. 예컨데 황진이, 서경덕, 이황, 율곡 .등...이들의 시인시대를 이어 지금이야말로 시조시인의 만화방창 시대를 열어갈 때가 왔다고 못박았다.

자헌 이정자 선생은 "교육입안자는 물론 모든 국민이 국민시인이 될 수 있어야 한다"면서,"자금심을 갖고 후손에 부끄럼없는 시대조류의 정통파 정석시인이 배출되야 한다"고 강조 했다.

"가장 한국적인 시조가 가장 세계적인 것으로 발전할 날은 바야흐로 열리고 있다. 일본의 "하이구 17자"가 세계를 향하고 있기는 하지만 시조야말로 세계를 감동시키고 놀라게 할 한국고유의 표본적 문학유산임을 명심하자!"며 끝을 맺었다.

초입에 선 大기자의 눈과 귀엔 마치 "시조의 여왕"이 대갈일성하는 모습으로 들리고 보였다. 女王이 따로 있는 것 아니란 생각이 둥둥 북치며 달려왔다 스치고 지나갔다.

< 시조여왕 예 있네>  노랫말이 절로 나왔다.

그만한 기개있으면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스스로 여왕임을 떨칠 수 있어 좋은 것이 아니겠는가. 듣고 보는 사람이 그렇다고 수긍할 것인지의 여부는 자유의 몫인 것. 그뿐, 거기에 다른 무엇이 있을 수 없다.

문학적 정격을 지키고자 애쓰는 모습은 애오라지 왕실의 정통성을 품에안고 목숨과도 같이 엄수해 내는 자긍심과 기개를 필요충분 조건으로 삼는 여왕의 그것과 일치해 보였다해서 나쁠 것이 없지 않을까?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는 자신감 넘치는 "시조지킴이"에서 그만한 칭송을 들어서 부족할 것이 없을 것이란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자헌 이정자선생의 오늘 특강모습, 그것은 누가 보아도 "시조여왕"에 걸맞는 외재적 품격을 만끽하게 하는 감동을 자아내게 하기에 부응했다. 예술의 전당에 드리운 박모를 헤치고 돌아 나서는 발걸음에 힘이 솟았다.

 

이어도 파랑타고 싯바람 나래탄다

정갈한 생명의 물 사해를 물씬적셔

자유여 크게 울리련 세계속을 날으련(2008/10/19 18:03분 일부자구수정)

 

* 이 글은 인터넷신문 매스타임즈 www.mest.kr 에 전재분이나 특강사진의 해킹 사건이 발생. '시진회'에만 기사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