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도 별 났네
 
 나는 요즘 '스따=스스로 외톨이를 선택하는 자기왕따'의 길을 좀 간다.
거거엔 그럴만한 이유들이 있다. 첫 일은 꼭 두달 전에 생겼다.
 
30년 남짓 사귀어 온 친구 L을 버린 것을 시작으로 거의 비슷한 시기에 K마져 저버리는 사태(?)가 터졌다. L은 서글서글하고 후리후리하며 명랑하고 긍정적이고 스마트하다 게다가 이웃을 배려하는데 남달리 고운 성품을 지닌 친구였다. 딱 한가지 흠이 있다면, 곧잘 '구걸근성'을 나타내는 것.
 
내가 가진 명품브랜드를 보면 그 자리에서 "그것 나줄래?"하는 것이 습관이 되다싶이 한 친구다. 그러구러 지난 30여년 나는 그가 달라는 것을 양주라면 양주, 넥타이라면 넥타이, 와인이라면 와인 심지어는 루이 X111도 그냥 주었다. 가져다 준 것만 해도 손가락으로 헤아릴 수가 없다. 주긴 주면서도 "야~! 너 그 공짜근성 좀 버릴 수 없냐?...." 하면, 그는 씨~익  웃기만 하는 수더분한 친구였다. 말은 하지 않았으나 어느 때 부턴가 내가 이 친구의 이 버릇을 고쳐줘야 겠다고 벼르개 되었다. 진정 친구라면 그 정도의 할말 터놓고 하는 사이라야 온당한 일일 것이라 여긴 셈 때문이기도 했다.
 
끌어당긴 날은 득달같이 온다던가?  불현듯 그 날이 닥쳤다. 그러니까 10월 4일이던가? 내가 낀 명품브랜드 선글라스 '래이번'을 보자 번번히 자기도 갖고 싶다는 눈치를 보이는 바람에 "오냐, 내가 이참에 중국다녀오는 길에 사다주마..."하곤, 110불짜리를 골라왔다. 그걸 그냥 속숨한 채 건너고 싶긴 했으나, 심통이 동했다. "야 임마 5만원만 부쳐라 래이번 값으로........" 이 말이 화근이 되어 그 친구가 잠수를 탄 것이다. 가타부타 말이 없이 소식을 끊은 것이다. 옳거니 단단히 앵돌아진 모양이다 싶었지만 한편, 잘됐다....였다.
 
그런 친구라면 차라리 말없이 지남만 같지 않지 뭐~. 그가 택한 '스따'기질이 나라고 해서 없을 수 있겟느냐........고 나도 쾌재를 불렀다. 그렇긴 하였으나 못내 아쉬움이 남았다. 이왕에 주기로 한것은 주자. 그리고 '스따'로 제 갈길 가는거지.....하곤 11월 4일 한달만에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 사무원시켜 살짜기 전하고 돌아섰다. 축복의 마음 날렸다. 좋은 기억만 남기기로 하면서........ 돌아 선 길 아니나 다를까 나의 전화에 그의 러브콜이 찍혔다. "내가 부족하다 미안하다. 잘 지내자....꾸욱 눌러참은 채 이번엔 내가 묵묵부답했다.
 
친구 K는 매우 신심이 두터운 다락방교회의 장로다. 뱃장두둑하고 진득히 자기 일에 몰두하는 성실파다. 그런데 그는 만나기만 하면 내가 묻지를 

 않더라도 오로지 교회자랑에 몰두한다. "우리다락방 교회 S 목사가 지금은 이단시 되고 있지만, '램넌트-그루터기'부대가 성장하고 있어서 머지않아 당당한 공인교회로 성장할 것이다. 김수환추기경이나 성철큰스님, 문선명 등, 내로라 하는 목자들은 모두 우상숭배주의자들이다. 영적으로 구원받지 못할 사람들이다. 오로지 왕이요 구세주며,선지자 그리고 최후의 심판자인 예수의 이름으로 사는 자만이 축복받고 천당간다" 고 자랑하는 친구다.
 
K는 친구들이 모인자리에서 대표기도를 좋아한다.  오랜 만의 만남에서 생기는 인간적인 사적대화같은데는 도통 끼어들려 하질 않는다. 그동안 종교관을 두고 직설적으로 지적당한 그는 한동안 뜸하게 지난 적도 있다. 그런데 이번에 생긴 일은 전혀 이외였다. 내가 '생활환경지킴이'인 '파르재'랑 '세계로 가는 환경운동'을 위해 그 첫 기착지인 일본 걷기켐페인 15일을 예정하여 K에게 예약을 한 것은 9월하순. 뜻밖의 신종플루 등살에 순연이 되자 계약금을 환불 받는 일이 벌어졌다.
 
2백여만원 전액을 환불받아 고스란히 '파르재'에게 돌려 주었다. K는 "왜 취소료 10%를 받아서 자기 몫을 주지 않느냐? 면서 궁시렁거렸다. 자초시종을 설명할 겨를도 주지 않았다. 그 뒤 내가 멧세지를 보내고 전화번호를 눌렀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한달이 가고 두달이 간다. 행운을 비는 축복을 보낸체 나도 심심세월한다. 그렇게 '스따'가 된 셈이다.
 
또 한가지 이런 일도생각난다. '인터넷언론사협회' 공동회장-징계위원장 사퇴사건이다.
협회감사의 장모별세 조문자리에서 사단이 벌어졌다. 술김이긴 했겠지만  L 상임회장이 나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퍼부어댄 곤욕스런 장면과 조우했다. 육두문자가 난무했다. '쌈'이었다. 그중 결정적인 발언은 "당신때문에 하마트면 자기가 상임회장 낙마할뻔 했다"는 것이었다. "천만의 말씀, 그 반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공동회장 천거하지 않았느냐? 지금와서 무슨 뚱딴지 소리냐? "가 나의 댓거리 응수였다. 그날은 불쾌했다. 누구하나 그리고 말리거나 나서 화해붙이려는 사람들이 없는 걸 봤다. '협회'란게 뭐 이래?.... 고개가 모로 돌았다.
 
황당무계한 일이었다. 쌈이라 쌓인 억하심정이사 왜 없었을까만, 또 감정상 그럴 수도 있겠거니 였지만 그러나...였다.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알아야 하고. 품위유지가 필요한 것을..........그 뒤 몇차레 수소문이 이어졌고 사무국장의 주선으로 만남이 열리긴 했다. 물론 '화해'도 했다. '잘해보자...고 희망섞인 대화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땡~, 나는 '스따'길을 택했다. 사퇴의 뜻을 전하고 협회 게시판창에 조용히 방을 걸었다. 여기엔 이렇게 쓰지만 '유구무언'이라 밝혔다.
 
그리고 또 무엇이지? 아하~! 한국시조문학진흥회에서 슬리핑으로 돌아선 것이 왜 지금 떠 오르지? 내친 김에 다 털고 가잔 '잉그램'의 소치일까보다. M 회장의 '신인상'이벤트가 갈짓자 걸음을 가고 있다는 까십을 올렸더니 이를 반박하는 댓글이 떴다. 그 바람에 파격적인 글귀가 오갔다. '정관'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지킬 줄 모른다면 그런 조직 있으나 마나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었다. 끼리끼리 유유상종 저들 좋아하는 사람끼리 뭉쳐 개구리 우물안 헤엄치기는 하나마나 하다고 여겼다. 그냥 오냐오냐 하면서 멀쩡히 박수나 치는 그런 얼간 회원노릇은 딱 질색이지 싶었다. 본래 작가란 '스따'기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익혀온 터인 것을
그렇게 '시진회' '스따' 자리 오른지가 벌써 10개월이 다 지난다.

이렇게 '스따'를 택한 나도 속이 썩 편하거나 즐거운 것은 아니었다.
이런 것 다~ 스스로 끌어들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속이 부글거리거나 불편해 좌불안석까지는 갈리가 없다. 그런대로였다. 소 닭보듯 이었다. '스따의 스타'기질이 생동한 것이다. 즐기면 된다고 여길 뿐이다. 스스로 타인과 어울리기를 거부하고 고립시키길 유유자적는 이른바 '스따스타'가 된 것이다.그렇더라도 나는 그들의 뒤에다 총질은 아니한다. '그들대로 즐겁고 아름다운 나날 이루길 축원해 줄 지언정.....

스따스타! 참 좋은 말이다.
 
이것도 하나의 풍조로 신종현상인양 사회 곳곳에 퍼지고 있다고 한다. '왕따'가 타인으로부터 소외당해 비자발적으로 혼자 지내는 경우인 반면, '스따'는 자발적으로 외톨이를 선택하는 사람들. 적극적으로 타인과의 관계 맺기를 회피한다는 점에서 그저 혼자 놀기 좋아하는 '나홀로 족'과도 다르게 보는게 옳겠다.

'스따'는 초등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한 세대에 걸쳐 나타나고 있단다.
보도에 따르면, 의정부초등학교 오평진 교사는 "왕따에 비해 스따 아이들의 수가 많은 건 아니지만 고학년의 경우 한 반에 2~3명은 있다"며 "왕따는 심리적·육체적으로 피해를 입어 공론화되지만 '스따'는 다른 아이들과의 표면적인 마찰이 없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스따'를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하지현 건국대 신경정신과 교수는 "자아가 너무 강해 '쇄국정책'처럼 자신을 타인으로부터 유리시키는 경우와 타인으로부터 상처받기 싫어 '스따'를 회피 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박진생 원장은 "과거엔 집단에 속하지 못하면 고립된다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요즘엔 게임기·인터넷 등 혼자 소통의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졌다"며 "굳이 에너지를 써서 친구를 만들지 않아도 되는 사회 환경이 '스따'를 부추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 사회가 집단주의에서 개인주의 사회로 이행하는 단계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어려서부터 혼자가 익숙하고, 혼자서도 아쉬울 게 없는 상황에서 자란 신세대에겐 혼자 노는 게 전혀 외롭거나 힘들지 않다"며 "스따 자신들은 지극히 행복한데 집단주의를 기반으로 형성된 사회의 눈이 이들을 비정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럼 '나의 스따스타관' 은 어떨까?
'스따' 자가 진단 체크 문항을 살펴보기로 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데 대해 너무 과민하고 다음과 같은 증상 가운데 4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스따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어디한번 매겨보자

▲비판받거나, 인정받지 못하거나 거부될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필요한 대인관계나 활동을 피하고 스스로 고립한다.(X)

▲자신을 좋아한다는 확신 없이는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하지 않는다.(X)

▲창피를 당하거나 놀림을 받을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극히 제한된 관계 이외에는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한다.(X)

▲비난받거나 거부당하는 상황에 대해서 지나치게 집착을 한다.(X)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결여돼 있거나, 스스로 부적절하다는 생각 때문에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는 것을 힘들어한다.(X)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스스로 매력이 없다거나 열등하다고 느낀다.(X)

▲위와 같은 감정들 때문에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것을 주저하거나 회피한다.(X)
 
보다싶이 해당사항 모두 (X) 다. 단 한가지도 걸리적 거리는게 없다. 제로현상이니 영낙없는 정상인에 다름아닌 셈이다. 사회적 동물의 행태를 지키고 유지하는데 기쁨을 느깨며 참여가운데 보람을 찾는 나 자신임을 알 수가 있다. 괸스리 '스따스타'란 변이현상에 궁금증이 가고  동정심이 들썩거린 모양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그것도 그리 나쁘진 않겠구나 도道닦는 셈치면 좋을 것이고, 또 그것을 자양분 삼아 다른 친구들 만나 실컷 자랑할 화젯거리가 생겨서 더욱 알토란 같은 것이구나....고 여겨져서다.
 
 그러고 보니 나의 DNA 속엔 스타근성의 '스따'가 노상 없지 않은 셈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