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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8-12 21:57
지금까지 몇만 걸음 걸어왔을까/ 구이람
 글쓴이 : (사)시진회
조회 : 582  

지금까지 몇만 걸음 걸어왔을까

 

구이람

 

오늘도, 나를 꼿꼿하게 세워 주는 두 발

지금까지 몇만 걸음 떼어 왔을까

 

그 걸음걸음 속에 피고 진 꽃송이들은 얼마

그 걸음걸음 따라 흘러간 강물은 또 몇천 리

그 걸음걸음으로 비워 낸 밥그릇은 또 얼마이랴

 

나는 내 두 발로 걸어 나이를 먹어 가고

육십갑자 지구를 한 바퀴 돌아

 

걸어서 제자리에 돌아왔네

아직도 내 발자국 하나 어디에도

새겨 두지 못한 채

 

 

본래 면목

 

구이람

 

얼음이 햇볕에게 몸을 눕힌다.

얼음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본래 제 모습으로 돌아가

다시 물의 몸을 되찾는 것일 뿐

 

나뭇잎이 떨어진다

다만 부서져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잘 익어 가벼이 단풍잎으로 흩날리다가

새봄을 푸르게 장식하는 썩지 않는 꿈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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