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드 글라스 /권천학

 

힘차게 달려가던 자전거가 넘어졌다

실었던 색유리판, 꾸던 꿈 산산조각

냉혹한 아스팔트 위에서 무릎 꿇은 저 청년

 

청년아 울지 말고 조각들을 모아봐라

비포장 인생길 위 때때로 넘어져도

그 자리 일어선 뚝심 힘껏, 꿈의 페달 밟아라

 

눈물로 상처 닦듯 휘파람 날려가며

혼 속에 박힌 파편 핏물을 찍어내어

마음 속 황량한 들판위에 그려가는 풍경화

 

풍경화 구석구석 색색의 꽃이 되고

꺾였던 희망들이 등불을 밝혀들어

빛나는 스테인드 글라스 멋진 세상 펼친다

무궁화

 

희붐한 새벽녘에 뒤뜰로 나섰더니

먼저 와 서 계시는 윗대 선조 할아버지

옥양목 두루마기에 박힌 단심 선연하다

 

  

		권천학
		* 현대문학 데뷔(1990) * Writers International Network(WIN) Distinguised Poet Award 수상. * 저서: 한글시집 󰡔그물에 갇힌 은빛 물고기󰡕 등 12권, 영한시집 󰡔2H₂+O₂=2H₂O󰡕 등 2권, 일어시집 󰡔空っぽの都市の胸に電話をかける(빈도시의 가슴에 전화를 건다󰡕 * 그림시집 󰡔이올리안 하프가 있는 창가에서󰡕(공저) 󰡔속담명언사전󰡕(편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