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자의 좋은 시조 감상 5

                               이정자 (문학박사, 시조시인)

손에 잡히는 행복

                                   심응문(시진회 초대이사장, (주)멜텍 대표) 

소란한 새소리에 동녘이 밝아오고

살며시 눈 떠 보면 당신이 곁에 있네

이처럼 가까운 곳에 내 행복이 있다네.

시란 시인이 가진 마음의 풍경을 미적으로 형상화하여 표출한 것이다. 

그것은 시인의 체험도 정서도 감정도 사상도 인생관도 삶의 모습도 다 마음 에 간직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가슴으로 느끼는 세계로 감성에 의한 뜨거운 사랑과 느낌의 세계이다.

“이처럼 가까운 곳에 내 행복이 있다네”

소녀 시절 네잎클로버를 부지런히 찾던 생각이 난다.

네잎 클로버는 꽃말이 행운이다. 찾기도 어려운 그 행운을 많이도 찾아나섰다. 

손 닿으면 있는 그 많고도 많은 행복이 꽃말인 세잎 클로버를 두고선 -. 

생각해 보면 살아오면서 가까이 있는 것이 다 행복의 조건이고 행복의 순간들이고 행복의 대상인데 ... 

공기의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듯 감사할 줄도 모르고 그저 밍밍하게 보낸 것 같다. 

지금 돌아보면 그 시간들이 다 행복의 조건이고 행복의 순간 순간들이었는데...

“소란한 새소리에 동녘이 밝아오고/ 살며시 눈 떠 보면 당신이 곁에 있네”

동녘이 밝아오고 새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깰 수 있는 환경이 독자에게도 평안을 준다. 

깨어 보니 아내가 옆에 있어 흐뭇하고 행복하다. “이처럼 가까운 곳에 내 행복이 있다네”

시작 배경을 짐작해 본다. 인생은 60부터라 했듯이 자녀들 출가시키고 

부부가 오붓하게 여유롭게 행복을 누리는 지금인 것 같다. 

새소리에 눈을 뜨고 동창이 밝아오고 부부가 늦잠을 즐길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행복의 공간이다.

본 시조 한 편이 독자로 하여금 손에 잡히는 행복으로 아름다운 삶을 누리시기 바란다. 

여고시절 무수히 찾아냈던 네잎 클로바. 지나고 보면 그것은 순간의 기쁨 추억일 뿐이다. 

행복을 두고 행운만 찾던 그 시절도 추억으로 멀어져 간다.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듯이 가까이 있는 행복은 ‘으레 그러려니’ 하고 

그것이 행복인지도 모르고 보통은 그냥 다 지나친다. 

그런데 심응문 시인은 가까이 있는, 손에 잡히는 행복을 찾았으니 

그 심성만큼이나 행복의 공간으로 충만하리라. 인간이 꿈꾸는 낙원은 이성적인 것이 아니고 

감성적인 것이기에 행복은 물질적 풍요에 있는 것도 아니고 마음의 만족에 있다.

행복을 가져다 주는 힘, 이것이 이 시의 의미이고 시의 메시지이다. 

독자 여러분들도 ‘손에 잡히는 행복’으로, 꿈꾸는 낙원, 행복의 공간을 누리시기 바란다. ♣♣

                                - 시조문학 여름호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