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자의 좋은 시조 감상 6

김윤숭의 일두십경

『일두십경』은 일두 정여창을 기리는 10편의 단시조이다. 

일두(一蠹) 정여창(鄭汝昌,1450년∼1504년)은 조선 전기의 문신이며 성리학자이고 작가이다. 

본관은 하동(河東)이며, 시호는 문헌(文獻)으로 문묘에 종사된 해동 18현 중의 한 사람이고 동방 오현 중의 한 사람이다. 

1467년(세조13년) 이시애의 난으로 아버지 정육을(鄭六乙)이 전사하자 세조의 특명으로 의주판관에 임명되었으나 사양하였다. 

그 뒤 점필재(佔畢齋) 김종직(金宗直)의 문하에서 수학하며 1490년(성종 20년) 학행으로 관직에 나갔다.

 1498년(연산군4) 무오사화 때 종성으로 유배되어 1504년(연산군10)에 별세했다. 

그의 성리학 이론은 정몽주·김숙자·김종직으로 이어지는 조선 전기 사림파의 주자학적 학문을 계승한 것이어서

  1610년(광해군2) 문묘에 승무(陞廡)되었고, 함양 남계서원(藍溪書院)에 배향되었다. 

남계서원은 영주 소수서원 다음으로 세워졌으며 조선조 서원의 전범(典範)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일두십경』은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지닌 작품이다. 

제1편 「개평고택」은 동방 오현으로서 문헌세가를 이룬 일두 선생에 대해 읊었고,

제2편「승안산」은 순국하신 부친의 우람한 신도비를, 

제3편「천령관」은 태수 고운 뒤를 이은 어진 원님 한훤 일두 나란히 군수에게 글 배우고 도학의 종장(宗匠)되었음을, 

제4편 「악양정」은 범중엄(范仲淹)의 정신으로 오경을 탐구하여 태평천하를 꿈꾼 것을, 

제5편 「천왕봉」은 선비들 순례 성지로 한민족의 기상임을, 

제6편 「경복궁」은 도학의 종장으로 일두 선생의 행적을,

제7편「안음현」은 한훤당과 일두가 어진 정책을 펼쳤음을,

제8편 「종성부」는 일두의 유배지로 유배생활 중에도 후학을 깨우쳐주었음을,

제9편 「승안산」은 일두의 ‘안장지’로 부모님을 시묘했고, 그 언덕에 일두의 신도비가 우람하게 섰음을 읊었다.

제10편 「남계서원」은 ‘향사지’로 소서서원 다음으로 세워진 조선조 서원의 전범(典範)으로 세계문화유산에도 

기록되었음을 비추고 있다. 

이렇듯 일두와 관련된 단시조 10편을 읊었다는 것은 일두 선생을 향한 시인의 집념과 존경심이 지극함을 인지할 수 있다. 

본 시조 『일두 십경』은 작가가 남계서원 전국 한시백일장 축시인 한시와 함께 시조로 

『일두십경』을 발표한 것을 후에 알게 되었다. 

우리가 「하여가」 「단심가」를 암송하며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 그 시절 나라 정세를 훤히 알 수 있듯이 

김윤숭 시인의 『일두 십경』을 읽으며 시 속에 내재된 시의를 그 시절 역사와 함께 살펴보면 우리의 역사도 익히게 될 것이다.

그래서 한 편의 시조 작품 속에서 서정시는 서정시대로의 감흥이 있고 서사시는 서사시대로의 매력이 있다. 

이렇게 역사의 단면을 작품에 활용하여 시작(詩作)을 하면 보다 풍성한 시작의 배경을 살펴보며 역사지식도 반추해 보는 

기회가 되리라 본다. 그래서 인용시가 긴 듯 하지만 요점을 소개했으니 독자들은 

본 시조 『일두십경』을 지난호 시조문학 여름호에서 다시 감상해 보기 바란다. 

그리고 그 시절 역사도 한 번 더 익혀 보기 바란다. ♣♣

(시조문학 2021.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