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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4-12 01:06
이정자의 좋은 시조 감상8 /김준 시인의 담쟁이
 글쓴이 : 慈軒 이정자
조회 : 94  

이정자의 좋은 시조 감상 8

                        이정자(문학박사, 이대동창문인회 고문)

 

김준 시인의 담장이 

 

바라본 사람이면 부질없는 일이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무모하다 여기지만 

한사코 기어오르는 담쟁이의 집념이다.

 

위 시조는 담쟁이의 속성을 원용한 시적자아의 모습을 읽는 듯 하다. 시는 시작(詩作)을 할 때의 시인의 정서이고 시적자아의 마음의 풍경이기 때문이다. 담쟁이를 소재로 한 다음 두 시인의 시를 먼저 감상해 보고자 한다.

 먼저 강은교 시인의 담쟁이나는 담쟁이입니다/ 기어오르는 것이 나의 일이지요/ 나의 목표는 세상에서 가장 길며 튼튼한 /담쟁이 줄기를 이루는 것입니다/옆 벽에도 담쟁이 동무들이/기어오르고 있었지만/내가 더 길고 아름답습니다. ......후략시적자아의 자신에 넘치는 소망을 읽을 수 있다.

 다음은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를 보자. 

저것은 벽/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그때/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바로 그 절망을 다잡고 놓지 않는다.//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결국 그 벽을 넘는다.(1993) 

도종환의 담쟁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편에 흐르는 정서는 시련과 절망 극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꾸준히 함께 나아가는 담쟁이의 모습이다.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결국 그 벽을 넘는다라하여 담쟁이의 끈기와 의지와 생명력과 동료를 향한 배려로 결국 그 벽을 넘어 목표점에 도달하는 모습을 표출했다. 위의 두 시에서 보여지는 것은 강은교 시인도 담쟁이의 올라가는 속성으로 자아 확장과 자기 목표를 이루었고, 도종환 시인 또한 담장이에서 표출한 자아가 결국 성공의 길을 이루었다고 본다. 담쟁이 잎 하나가 수천개를 이끌고 그 벽을 넘었듯이 정치인으로서 민중을 이끌고 국회로 입성한 것을 보면 담쟁이시가 그대로 이루어진 셈이다. 

이렇게 시인의 작품은 자신의 길을 밝히는 안내자가 되기도 한다. 이 또한 언어의 주술성이다. 

이렇듯 김준 시인의 담장이또한 시적자아의 마음의 풍경이리라. 초장에서 바라본 사람이면 부질없는 일이지만 / 아무리 생각해도 무모하다 여기지만/ 한사코 기어오르는 담쟁이의 집념이다.” 담쟁이의 속성은 척박한 벽을 타고 올라가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위를 향해서 올라가는 모습은 주위에서 볼 때는 무모하다고 생각하고 느낄 수도 충분히 있다. 이는 담쟁이의 속성을 제대로 모르면서 자기중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담쟁이는 담쟁이로서의 목표가 있다. 주위에서 뭐라 하든 자기 길을 꾸준히 향해가는 것이다. 강은교 시인처럼 가장 길고 튼튼한 줄기를 이루든,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잎 하나가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꿈을 보란 듯이 이루었든 그것은 오직 담쟁이의 몫이다. 

하지만 그 담쟁이도 따지고 보면 혼자 힘으로 이룬 것은 아니다. 하늘의 비가 목을 축여주었고, 햇빛이 적절히 비춰주었고, 흙이 뿌리를 적절히 감쌌기에 가능했다. 이 셋 중에서 하나가 없어도 불가능하다. 이 세상 만물 또한 혼자는 아니다. 서로 상생의 길을 가는 것이다.

 김준 시인의 담장이또한 비, 햇빛, 흙이 적절히 감싸 주어 담쟁이 잎 하나가 담쟁이 수천 개를 이끌고 벽을 넘듯이 시적 자아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시조문학 22.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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