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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5-14 18:01
동시(童詩)는 동화적(童話的)인 시(詩)다
 글쓴이 : 야초 손상철
조회 : 3,021  
동시(童詩)는 동화적(童話的)인 시(詩)다

아동문학가 신현득

바다 속
강소천


조개들의 조그만 단간 집들이
올망졸망 둘러앉은 동구 밖엔
사철 산호꽃이 만발하고

조용히 흔들리는 미역 숲에선
하루 종일 아기 고기들이
술래잡기를 하고

푸른 바다를
멋지게 날아다니는
가지가지 고기들

등대에 배들에 불이 켜지면,
"별 하나 나 하나…."
등불을 세고.



지난 날 초등학교의 교과서에 수록됐던 이 동시(童詩)에 대해 지은이 소천(小泉)은 어느 교육지(敎育誌)에 그 해설을 곁들이면서 이런 말을 한 일이 있다.
즉 처음에 이 작품은 동화(童話)로 구상을 했다는 것이다. 동화로 쓸려던 것이 그 결과(結果)에서 동시(童詩)가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작품은 교과서에 본보기글로 수록될 만큼 수작이다. 훌륭한 동시(童詩)라는 말이 된다. 그러나 이 내용을 그대로 옮겨 동화가 되게 할 수가 있다는 것도 이 작품을 읽으면서 느끼게 된다.
결국 소천의 말은 헛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 내용을 소재로 해서 동화를 썼다면 역시 수작의 동화를 뽑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말은 동시 동화의 거리 관계를 말해 주는 것이 된다.
일반 쟝르에서는 소설의 소재로 희곡을 쓸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설의 소재로 시를 쓴다는 말은 잘 듣지 못한다. 시의 소재로 시조를 쓴다는 것은 용이한 일이다. 그것은 자유시와 정형시의 차이밖에는 없는 가까운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소설(小說)을 무대에 올렸을 때는 희곡이 된다는 것도 같은 이야기를 곁들일 수 있는 산문이기 때문이다. 가까운 관계라는 말이다.
이와 같은 말을 동시와 동화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동문학(兒童文學)의 작가(作家)들 사이에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이런 것을 느껴왔지만 아직 이론적(理論的)인 전개(展開)를 한 사람은 없다.
여기서 동화(童話)란 사실적(寫實的)인 문장(文章)으로 된 소년소설(少年小說)이나 생활동화(生活童話)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팬터지로써 씌어진 본격동화(本格童話)를 말한다.
이런 환상동화(幻想童話)와 동시(童詩)의 관계를 먼저 그 문장수사(文章修辭)에서 찾아보기로 하자.
환상동화의 경우 동물(動物)이나 사물에 인격(人格)을 주어 사람차럼 사고(思考)와 언어(言語)를 갖게하는 의유(擬喩)가 쓰인다. 이것은 시(詩)의 수사(修辭)에 쓰이는 한 방법(方法)이다. 동시(童詩)의 수사(修辭)에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냇물이 지껄인다.
―나무가 춤을 춘다.
이렇게 간단한 동시(童詩)의 구절(句節)도 냇물과 나무를 하나의 인격체(人格體)로 보고 있는 데서 시작된 표현이다.
이런 동시(童詩)의 의유법(擬喩法)을 동화(童話)가 공유(共有)하고 있는 것이다. 전래동화(傳來童話) 창작동화(創作童話)를 막론하고 의인적(擬人的)인 전개(展開)가 많은 양(量)을 차지하고 있다.
"옛날 호랑이 한 마리가 뻐끔뻐끔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하는 구전(口傳)의 이야기나
"돌멩이는 생각했지요. '산꼭대기에서 내리굴렀으면 재미있겠는데' 하고…"
이런 창작동화(創作童話)의 한 대목도 모두 그렇다.
그러므로 철저히 의인(擬人)된 문장(文章)이라는 데서 동시(童詩) 동화(童話)는 가깝다. 환상(幻想)이라는 것 역시 그렇다.
동심(童心)을 담은 같은 그릇이라는 점, 재미성을 지녀야 할 수밖에 없는 문장(文章)이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러므로 동화(童話)는 산문(散文) 가운데서 동시(童詩)에 가까운 것이며 동시(童詩)는 운문(韻文) 가운데서 동화(童話)에 가까운 것이라는 설명이 된다.
김요섭씨는 동시(童詩) 동화(童話)가 하나의 포에지(poesy), 즉 이 포에지라는 시(詩)의 광석(鑛石)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광석의 제련술(製鍊術)에 따라 동시(童詩)로도 동화(童話)로도 결정이 되는데 그 바탕인 광석(鑛石)은 같은 것이라는 풀이가 된다. 이 제련술(製鍊術)이라는 것은 바로 형식(形式)이요 모티브이다.
그래서 김요섭씨는 동화(童話)야말로 시인(詩人)이 써야할 쟝르라고 말하고 있다. 이 말은 시(詩)의 소양 없이는 환상동화(幻想童話)를 쓰기 어렵다는 말로도 느껴진다.
요즈음 동시(童詩)작가들이 동화((童話)를 많이 쓰고 있고 사실 이 두 가지 쟝르를 겸하는 작가들이 대단히 많다.
"그것이 그렇게 쉽게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으나 원체 가까운 문장(文章)에 가까운 발상(發想)의 것이기 때문에 별로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 없는 것이다.
동시로 씌어져야 할 소재로 동화를 썼다는 말은 조유로씨도 말한 바가 있고 필자도 이런 경험이 더러 있다.
이것을 다시 동시(童詩)의 입장에서 보면 동시(童詩)는 동화적이어야 된다는 말로 해석이 된다. 이것은 동시(童詩)가 산문(散文)이 되라는 말과는 다르다.
그 문장(文章)의 전달면(傳達面)이나 문장난해도(文章難解度)에 있어 동시(童詩)는 동화(童話)를 본받아야 된다는 말이 된다. 곧 동시(童詩)는 동화(童話)의 문장(文章) 이상으로 난해해서는 전달(傳達)에 지장이 된다는 것이다. 동화(童話)의 문장(文章)을 하나의 자로 삼아야 된다는말이다.
되풀이 말했듯이 동시(童詩)는 그 개념이 지닌 그대로 구속성(拘束性)을 갖고 있다 . 이 구속(拘束)을 벗어버리면 이것은 일반 자유시(自由詩)가 된다. 동시(童詩)의 기능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구속성(拘束性)이 있으므로 동시(童詩)인 것이다.
여기서 백번 양보를 해도 동시(童詩)는 시(詩)의 모더니즘을 따라갈 수도 없고 그런 방법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 것이다.
모더니즘에서는 모호(模糊)한 표현이 오히려 시(詩)다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언어(言語)의 건축(建築)이라고도 볼 수 있는 이들 표현(表現)을 위해 암시(暗示)와 상징(象徵)과 은유(隱喩)의 방법(方法)을 동원한다. 이것이 현대시(現代詩)의 수사(修辭)다. 그런데 이것은 전혀 동시(童詩)의 방법(方法)이 될 수 없다.
동시(童詩)에서 모호(模糊)한 표현은 지탄이 돼야하며 은유(隱喩)나 암시(暗示)는 독자인 어린이에게 거리를 두게 한다.
같은 포에지에서 출발된 동시(童詩), 동화(童話)는 근본 문장(文章) 수사(修辭)에서도 같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동시(童詩)는 난해(難解)한 현대시(現代詩)보다 동화(童話)쪽에 가까운 문장(文章)이 된 것이다.
다시 말해서 동시(童詩)는 동화적(童話的)인 시(詩)요, 동화(童話)는 동시적(童詩的)인 산문(散文)이다.
여기에 그 예문(例文)을 들어 이를 실증(實證)할 수도 있다.


엄마 심부름
윤석중
아기가 반찬 가게로
엄마 심부름을 갑니다.
조그만 소쿠리를 옆에끼고
아장아장 콩나물을 사러 갑니다.

콩나물을 담아 놓은 치룽이 너무 높아서
아기는 못 보고 그냥 지나갑니다.
자꾸자꾸 걸어갑니다.
집이 점점 멀어집니다.

집을 잃어버리고 우는 아기를
엄마가 달려가서
넬름 업어 왔습니다.



이 '엄마 심부름'은 1961년에 출판된 윤석중 동요집 <엄마손> 중의 한 편이다. 이 시는 저학년 어린이의 감각을 잘 살린 작품이다. 이런 작품들 말고라도 윤석중씨의 작품만큼 어린이들과 친밀한 작품은 드물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동시에서 동화적인 것을 느끼게 된다. 사실 이런 소재라면 좋은 유년동화 감이다. 동화로 썼으면 좋을 뻔했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다.

1981. 봄. '아동문학평론' 제18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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