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조문학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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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5-07 08:54
현대시조 변용의 길
 글쓴이 : 장지성
조회 : 2,956  
◎ 현대시조의 변용의 길/ 장지성 ◎


내가 시조단에 발을 들여 놓은 지 어언 30년이 되었다. 일찍부터 문학에 눈이 틔어서였는지 고등학교 3학년 때 충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이에 힘입어 서라벌 예대 문창과에 입교하는 동기가 되었고 그 이듬해(1966)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구약신서」가 특상으로 뽑히는 그야말로 잘 나가는 문학청년 시절이었다.

1967년 신인 예술상 시상식 때 월하 선생님께서 참석하시어 그 무렵 「시조문학」지에 2회천료 「꿀벌 연가 」작품을 제출한 터이라 그 작품으로 천료하여 주신다는 것을 젊은 객기(?)로 3회 천료를 고집하여 군 입대 후 「과수원 마을」로 천료를 마치고 시조시인이라는 직함을 얻게 되었다.

이리하여 시 · 시조 · 소설의 과정을 두루 거쳐 문우들한테 <문학깡패>하는 칭호를 들었었다. 자유시는 현재 시집 간행 준비중에 있고 소설도 손을 뗀 것은 아니지만 나의 직함은 누가 물어도 시조 시인임을 앞세운다. 내가 몸담고 있는 것은 오로지 시조시단이기 때문이다.

우리 문학의 전통성 위대성 등 합리적인 명분이 아니라 시조에 몰입하다보니 한글의 위대성을 새삼 알게 되었고 조사 하나에도 의미가 달라지는 그 오묘함에 매료되었다 할까......

첫 시조집을 등단 13년 후인 82년도「풍설기」를 간행하였고 91년도「겨울 평전」을 상재하여 10년 주기인 내년쯤이나 제3시조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30여 년이란 세월을 시조단에 몸담으면서 새 천년을 맞은 지금 스스로를 뒤돌아보는 계기가 함께 몇 가지 고뇌를 함께 푸는 의미에서 개론에도 없을 나의 소견을 피력하여 본다.

첫 번째 정형의 고수이다. 가람의 3장 8구체나 노산의 12구설 등 다양한 주장이 있지만 고시조의 통계를 봐서라도 시조는 3장 6구 12음보가 정설이고 통일되어야 할 것이다.

중국의 절구나 일본의 하이쿠, 단가, 센류등은 한자의 오차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종장의 첫 구만 제외하곤 음보율이란 여유가 있지 않은가. 허기사 이러한 주장을 편 노산의 어눌한 입김 때문에 시조시에서 구(句)의 개념이 무너진 파격 천국의 기형시조를 양산하는 오늘의 시조 형태가 되었지만 이것은 분명 노산의 의도는 아닐 것이고 그 해석을 달히한 시인들과 방임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리라. 이러한 기형시조을 보고 현대시조의 위상을 새롭게 한다는 등이 두둔하는 평자가 있다면 그 또한 시조단을 떠나 자유시 쪽으로 붙으라 권하고 싶다.

두 번째 제목의 중요성이다. 제목이 너무 무거우면 그 내용(시가)이 죽고 제목을 풀어쓰면 그 내용을 읽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제목은 어디까지나 묵시적이고 암시적이고 상징이어야 한다.

세 번째 작품을 예술성이다. 백자나 청자가 신비의 유약으로 영원한 향기를 지니듯 모든 문학에는 장르마다 유약의 비법같은 문학적 장치를 거쳐야 작품으로서 생명력이 있다. 시적 이미지나 사상에 치중하다 보면 시의 생명인 향기를 잃고 감상과 예찬에 머문다면 음풍농월이 되고 만다.

일기장에나 남아 있어야 할 스케치식의 기행시나 목적시격인 각종 축시 등은 지면만을 잠식한다는 예술적 자각을 스스로 높여야 할 것이다.

네 번째 시어의 개발이다. 펜치나 몽키 등 철공소의 쇠붙이들도 적절한 요소에 접합시키면 참신한 시어가 된다. 작품 한 편마다 그 누구도 쓰지 않았던 시어를 보급한다면 지환 속의 빛나는 보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여 본다.

다섯 번째 작품의 완성기간은 길면 길수록 좋다.

특히 삼단논법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조의 특성상 초장, 중장, 종자의 연결고리가 유연하여야 하며 가장 압축되고 정제되고 농축된 것이 정형의 생명이라 할 때 한편의 시조가 세상(지면)에 빛을 볼 때까지 후숙기간을 얼마나 거쳤는지에 그 작품의 성패가 달려있다.

과일주를 빚을 때를 비유한다면 초고는 담글 때를 말하는 것이고 개고는 발효기간을 탈고는 숙성기간을 그리고 후숙기간은 마지막 점검을 말하는 것이다.

여섯 번째로 거듭나는 실험정신이 있어야 할 것이다. 흔히들 자기 스타일이 있다. 좋게 말하면 자기 시풍의 확보요 나쁘게 말하면 안주(案柱)일 것이다.

위에서 말한 다섯 가지의 요지를 수용한다면 변용의 길은 스스로 열릴 것이라 믿는다.

모든 시인들이 기본적으로 터득하고 있을 몇 가지 제언을 비록 나만의 기호와 논지로 남을지라도 시인이면 누구라도 자기만의 소신과 비젼이 있어야 함은 자명한 일이 아니겠는가. 분명 시조는 변화되어야 하고 변하고 있다.

고시조에서 근대시조를 거쳐 현대시조로 흘러왔듯이 현대시조 또한 계몽시조 취미시조 전후시조(戰後時調) 테마시조 등 정체된 시풍을 벗어난 삶의 본질과 인간회복의 존엄성을 꽃피우는 신 모더니즘의 개척은 새 천년을 맞는 우리들 모두의 몫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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