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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4-21 09:13
현대시조 그 언어의 문제
 글쓴이 : 이기반
조회 : 3,064  
◀ 현대시조 그 언어의 문제 ▶

이 기 반

시가 언어로 구성되는 미적 산물이라면 시조는 정선된 언어로 구성되는 운율적인 언어의 예술이라 해도 마땅할 것이다.

일상어락 사실전달의 매개체라면 시조의 언어는 좀 다른 성격을 지닌다. 산문의 언어와는 달리 시조의 언어는 정감전달을 중요시하는 운율의 미적 매개체로서의 기능을 지닌다. 시조가 "언어의 예술"이라고 할 때, 그의 언어는 바꿔 말해서 시조의 언어 즉 '시조어'(여기서 시조어라는 용어로 표현해 본다)가 되어야 한다. 사실전달의 언어아 정감전달의 언어가 서로 구분되어야 하는 이유는 시조가 예술작품이라는 점에서이다. 따라서, 시조어는 특히 예술성을 지녀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존의 언어가 자료로서 발견되어 시가 그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 자체가 언어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라고 한 하이데거(Heidegger)의 이론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게 된다. 그러니까 언어와 문학은 상호보완의 긴장관계에 있는 것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우리의 인식이 언어를 통하여 사물의 존재를 파악하게 되고 사물은 언어의 조명적 기능에 의해서 그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조의 언어도 조명적인 기능임에 틀림없다. 그것은 언어의 유기적 건축이라는 시조에 있어서 그 조직이 내적인 사상적 윤리적 가치와 외적인 표현의 심미적 가치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예술의 기본적 본질을 감각(sensation)에 둔다면 시조어의 미적 매개로서의 속성은 우선 감각적이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시적 리얼리티(reality)를 표출하는 기능은 시적 상상의 생활성에서 비롯되며, 이심삼(心象)이란 정서 또는 사상적 내용을 가시적으로 프로젝트(project)하는 것이다.

사상과 정서의 내용적 요소를 가시적 가치세계로 시상화(視像化)하려면 상상력이 발동되어야 하고, 이 때 상상력은 언어표현의 심미적 가치를 달성하는 데 유용한 것이다. 시조의 창작에 있어 상상력과 아울러 중요한 것은 상상적 내용을 실체화시키는 언어의 효율적 특수기능인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상상력이 있고 소재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시적 구성이 불가능하다. 시조의 언어를 인식대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시인은 언어의 소리(sound)와 의미(meaning)를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냄새를 맡으며 피부로 느끼면서 언어의 밸류(value)로 시조의 언어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상어릐 고정관념의 심벌(symbol)을 파괴하여 그것을 넓은 언어기능으로 심화 확대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엘리어트(Eliot, T.S)의 말처럼 "시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지속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인식과 가치의 인습적 양식을 깨뜨려 사람들로 하여금 세계를 새롭게 하고 그 새로운 면들을 보게 하는 언어기능의 세계"이기때문이다.

현대시조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시조의 매개체인 일상어를 어떻게 해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생명력 있는 기능을 발휘케 하는가에 문제의 해결점이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일상어의 역사적 집단성과 유형성에서 탈피하고 강렬한 개성으로 시인의식을 발동하여 언어의 감각의 참신한 생성에 치열한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특히 이 문제가 해결되어 시조의 언어로서 기능을 발휘할 때, 현대시조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시조가 일상어의 평면적인 배열로 정서의 안이한 표헌에 머물고 만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대시조에 있어서는 인습적 관념의 범주에서 벗어나 보다 치열한 시조의식으로써 현대감각을 담아 생활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함은 물론이다.

평이한 정감을 단조롭게 향수하여 한국화의 분위기나 담담한 수채화의 기분을 내듯이 쓰는 시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날로 인간이 기계화되어 휴머니티(humanity)를 상실해 가는 현대인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정신적인 위안이 필요하고 생활공간의 안주(安住)를 요청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으므로 시조시인의 사명은 크다. 그러므로, 날카로운 판단과 비판력으로 역사의식에 투철하고 현실에 민감한 태도로 현실을 증언하고 미래를 예언하는 인간성 옹호의 왕좌에서 생활해야함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외계의 사물에서 받아들인 깊은 인상을 참된 시조적 변용(deformation)으로 생명화하고 육화(肉化)된 언어를 통해서만이 현대시조는 가능한 것이므로 현대의 시조어는 소극적인 관념의 유희나 언어의 희롱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시가 범했던 자연과 도시의 문명과 아울러 사물의 언어를 받아들이기에 바빴는가 하면, 모방적인 시험에 급급했던 것이 사실이다. 오늘날에는 내면적 흐름과 무의식의 발굴, 관념어의 애용 등이 크게 범람하고 있는 형편이다. 거기에다 한자어(漢字語)를 통한 추상화된 관념어의 남용으로 시조의 의미를 손상시키는 사례도 없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시어에서 오는 의미의 교란이 현대시조일 수는 없고, 무엇인가 새로운 가치질서의 혁명을 유도할 때, 시조어의 창조는 역동성을 낳게 될 것이 아닌가. 역시 새로 시조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시조어의 역동적 관계 기능인 것이며, 현대시조는 언어의 구조적 특질을 구명함으로써 파악될 수 있는 것이다.

시조의 구조분석에서 볼 때, 시조어는 시조라는 운율적 작품의 최소단위로서 시조어의 집합이 작품 전체에 영향을 주어 기능화되고, 변모할 때, 그것들은 시조의 내포나 운율성과 고도한 표상성을 모체의 근본으로 하는 시조의 표현 수단인 언어는 그 표현의 속성을 미적 감각과 운율적 표상에 더 깊이 있는 바탕을 다지며 굳혀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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