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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4-16 08:46
*매물도(每勿島) 기행
 글쓴이 : 일만
조회 : 3,421  
*매물도(每勿島) 기행

일출
아침 해가 뜨고 있었다.
아름답기가 한국의 나폴리라는 남쪽 통영 앞 바다 한산섬 너머서다.
어제 쌍계사 십리 벚꽃 구경에 이어 오늘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을 유람하는 날이다.
단체 여행의 구체적인 일정은 개인의 의도와는 관계하지 않는 것이어서 내심으로는 옛날에 들렸던 외도(外島)는 가지 않았으면 하였더니 다행히 일정에 들지 않았다. 만들어진 조형보다 그대로의 새로운 자연이 보고 싶어서였다.
우리 60명 일행의 오늘 일정은 통영을 떠나 매물도를 돌아 한산섬에 내려서 충무공의 유적지를 둘러보고 충무로 돌아오는 것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은 국립공원으로는 네 번째, 해상국립공원으로는 첫 번째로 지정될 정도로 한국을 대표하는 절승이다.
한국의 하롱베이요(베트남)요, 한국의 밀포드 사운드(뉴질랜드), 한국의 송네 피오르드(노르웨이)인 셈이다.
그 중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이 매물도(每勿島)였다.

출렁이는 아침 바다 파도를 뚫고 배가 달리고 있다.
경승지를 안내하는 이는 선장이었다. 자칭 제비라고 할 정도로 옷차림에 멋을 부린 데다가, 특히 긴 머리를 곱게 뒤통수까지 빗질하여 넘긴 중년 남자로 유머 감각이 매우 뛰어난 사람이었다.
"왼쪽 바위가 어떻게 생겼다고 생각하십니까? …… 옛날 월남 치마라는 것이 있었지요 여자가 짧은 월남치마 스커트를 입고 누워 있는 형상 같지 않으십니까? 저게 바로 '미인섬'입니다."

한려수도(閑麗水道)에도 오륙도가 있었다. 하나 둘 세어보니 분명 섬이 여섯이다. 부산만에 있는 5개 섬 중 우삭도(높이 32m)가 해식동에 의하여 썰물일 때는 두 개의 섬 솔섬, 방패섬으로 분리되다가 밀물 때 하나로 된다하여 오륙도라 하던데 저것도 그런가 하는데 선장이 설명을 한다.
"저기 보이는 섬을 세어보세요. 5입니까 6입니까? 섬'과 '여'를 어떻게 구별하지요? 아무리 바위가 커도 나무가 없으면 '여'요, 나무가 있으면 '섬'입니다. 하나 배우셨죠?"
무슨 말씀. 이 배에 국문학자가 타고 있는 것을 선장이 모르고 하는 말이렷다.
'여'란 썰물일 때 바다에 드러나고 밀물일 때는 잠기는 바위를 말한다. 물 위에 드러나 있는 바위섬은 '염'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안내는 상술(商術)로 절묘하게 이어지고 있다.
"멀미가 나시는 분 안 계십니까? 배 멀미 약은 1시간 전에 먹어야 합니다. 귀에 붙이는 것은 30분 전에 붙여야 하는 거구요. 그러나 배 멀미를 잠깐 잠재워 주는 특효약이 이 배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게 무엇이냐. 검은 커피를 마시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시는 겁니다. 그러면 그 효과를 금방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1,000원씩 한다는 봉지 커피가 부지기수로 팔린다. 말은 계속된다.
"커피는 하루에 한 두 잔 이상 먹으면 해롭지요? 여기에 몸에 해롭지도 않으면서도 이 청정해역을 눈 아닌 입으로 계속 맛보실 수 있는 오징어가 앞에 준비되어 있으니 많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바닷바람에 실려 오징어 굽는 내가 풍기니, 요번에는 3,000원 짜리 오징어가 정신없이 팔려 나간다.

유람선은 파도치는 한산도를 지나 미역 양식장이 유난히 많은 용초도(龍草島)를 지나가고 있다. 통영에서 14km지점에 있는 이 섬은 가운데의 제일 높은 봉이 수동산(秀東山:174m)으로 460명 내외의의 섬 사람들이 살고 있다. 저기 보이는 바다를 향한 바위가 용(龍)의 머리를 닮았다해서 '용(龍)'에다가, 이 섬에는 나무보다 풀이 많다 하여 풀 '草(초)' 용초도(龍草島)라 이름한 것이다.
물결이 잔잔해 지니 에메랄드 빛 검푸른 바다 위에 떠 있는 섬들이 하나 하나가 진주를 뿌려놓은 듯이 한결 같이 아름다운데, 커다란 아령 같은 섬이 다가온다. 미인도(美人島)라고도 하는 비진도(比珍島)였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이곳에서 해전으로 승리한 우리에게는 비할 데 없는 아름다운 보배로운 섬이라 하여 비교할 比(비), 보배 珍(진), 비진도(比珍島)라 이름하였다.
이 섬은 해안선 길이가 9km의 작은 섬이지만 팔손이나무 자생지(천연기념물 제63호)인 안섬과 비진도(比珍島)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바깥섬 사이에, 모래와 자갈로 자연이 이루어진 1km와 폭 150m나 되는 긴 둑이 아령 손잡이처럼 두 섬을 연결하여 주고 있다.
신기하게도 이 섬은 동쪽은 자갈밭이요, 서쪽은 백사장으로 그 이름과 함께 한 번 찾은 사람을 다시 찾아오게 하는 마력을 지닌 뛰어난 풍광을 지니고 있다.
왼쪽으로 보이는 죽도(竹島)는 이름 그대로 대나무가 우거진 섬이다. 임진란 때 이순신 장군이 이 섬에 있는 대나무로 활을 만들었다는 곳인데, 안내 선장의 말에 의하면 지금은 이 조그만 섬에는 흑(黑)씨만이 아주 많이 살고 있다 한다.
흑(黑)씨라는 성도 있었나 했더니, 흑염소가 방목되어 살고 있다는 말이다. 하하- 안내자의 실없는 소리가 나로 하여금 미소짓게 한다. 안면의 근육을 흔들게 한다. 말은 이렇게 가끔가다가 상식을 어긋나 삼천포로 빠질 때 즐거워지는 것이다.
드디어 기다리던 매물도가 보이기 시작한다.

왜 매물도(每勿島)라 하였을까
1810년 고성에서 이주민들이 이 섬에 와서 정착하게 되었는데 섬이라 토지가 비옥하지 않아서 메밀을 많이 심어 먹고 살아서 매물도라 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다음 이야기가 더 유명하다.

매물도는 대매물도와

소매물도와,

썰물이면 건너갈 수 있는 이 섬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등대섬으로 구성된다.
이 섬 모습을 먼 바다에서 바라다보면 개선 장군이 말 안장을 풀고 쉬고 있는 모습이란다. 대매물도는 말 머리, 말등과 같다가, 소매물도에 이르러서는 말 꼬리와 말 책찍 같이 보인다 하여 말 馬(마), 꼬리 尾(미), 마미도(馬尾島)라 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경상도 사람은 "ㅏ"를 "ㅐ"로 발음하는 경향이 있어, 매미도라 하다가 통영에 매물리(每勿里)란 지명이 있어 매물도(每勿島)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지명 풀이는 대매물도의 가장 높은 봉 이름이 장군봉(將軍峯)인 것과도 연관된다.

매물도에서 경치가 좋은 것은 소매물도이고 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

등대섬이다.
소매물도에 사는 인가는 현재 14 가구 26명이다. 면적은 겨우 0.33㎢이다. 이곳에는 대매물도와 달리 수세식 변소도 없고, 발전기로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에 밤에는 11시까지만 전기를 쓸 수밖에 없지만 옛날 그대로의 자연과 기암괴벽이 있어 매물도- 하면 소매물도를 으뜸으로 친다.

소매물도는 촛대바위,

병풍바위,


옛날 중국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려 보낸 사자 서불(徐 불) 일행의 흔적이 '서불과처(徐불過處)'라고 남아 있다는 글씽이굴 등 거대한 물형(物形) 같은 수석 풍광 자랑하지만

가락여(嘉樂여) 같은 낚시터로도 유명한 곳이다.
소매물도의 해안선을 따라 병풍바위 밑은 대형 고기로 하여 낚시꾼을 놀라게 하는 곳이란다. 7~8월 도미 낚시철이 되면 미끼로 준비해간 새우 수만큼의 도미를 낚을 수 있다니 낚시꾼의 공인된 거짓말 같지만 않다.
낚시대를 가져온 누구나 방파제에서 요즈음 같으면 작년 거문도에 갔을 때 보던 대로, 고등어 같은 고기를 한 초롱이라도 넘게 잡을 수가 있다 한다.
인터넷 홈페이지에 가보면, 누구는 선착장에서 학꽁치 150여 마리를 잡았다는 둥, 뱅어돔을 팔이 아프게 잡았다며 우리 같은 낚시꾼을 꼬셔대고 있다.


그냥 쉴 사이 없이 달리기만 하던 배도 소매물도 하얀 등대가 보이는 절승 앞에에 서더니 기념 사진을 찍으라 한다. 그 경치가 배경이 되는 가장 좋은 배의 후미를 자기들이 독찾이 하고 관광객을 상대로 이번에는 포로라이드 즉석 사진을 찍으라고 아까의 제비 안내원의 선전이 요란하다. 한 장에 5,000원, 무서운 상혼(商魂)이었다.
상혼이 이뿐이면 작히 좋으랴. 소매물도 열 가구 중 2 가구를 제외한 나머지와, 돈으로 살 수 있는 모든 것을 외지 사람이 다 사버려서 객이 주인이 되고 원주민은 객이된 비정의 소매물도가 되고 만 것을-.
그래도- 산의 주인이 나무이듯이, 섬의 주인은 갈매기요, 현지 사람임을 어찌 부정하랴.

거실에서 그대로 바다를 바라 볼 수 있는 곳 매물도.
태평양 바다 바람이 파도를 몰고 오고 있는 곳 매물도.
사진 작가들이 뽑은 전국 제1의 한국의 비경인 매물도.
서쪽 해안만 빼고는 뺑뺑 둘러 수직의 기암 괴석의 암석해안에서 아열대 식물, 풍란(風蘭)이 자생하고 있는 매물도.
낚시꾼의 천국이 매물도다.
지금은 내가, 단체 선상 유람객에 섞여 이렇게 섬 밖 유람선 상에서 섬 주변이나 맴돌며 매물도를 노래하고 있지만, 사람들이 붐비는 여름철을 피해 낚싯대를 메고 홀로라도 찾아와야겠구나.
대매물도라 하더라도 비록 2.4㎢의 좁은 면적에, 겨우 5.5㎞뿐인 해안선길이지만, 발목이 시도록 백사장과 몽돌을 거닐면서, 멀리 대마도에서 떠오르는 일출과 서해안의 낙조를 카메라에 담아보고 싶구나. 스스로 만족할 만한 시(詩) 한 수를 낚고도 싶구나.
큰 섬은 다리만 넘으면 금방 섬을 잃어버리게 되지만, 매물도 같은 작은 섬은 어디를 가도 섬이다.
보이는 것이 모두가 바다요, 들리는 것 모두가 파도 소리요, 하늘을 나는 모두가 백구다. 이와 같이 매물도에서는 모든 것이 바다와 함께 산다.
매물도는 나의 머리 속에서 언젠가 가볼 섬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물어 줄 이 누구 없소
어느 섬 다녀 왔냐구.

청정의 나라 매물도는
섬 같은 섬이더라구.

욕망이
시들지 않고
꿈꾸던 것 거기 있는-.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 하였으니 두고 떠나기 아쉬워 담아온 카메라의 눈을 보자.
선녀바위
소매물도 경치1
소매물도 경치2
소매물도 경치3
소매물도 경치4
매물도 가던 길 등대
소매물도 경치5
소매물도 경치6
경치7

-20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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