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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09-14 16:19
어쩌다 수수밭을 보고
 글쓴이 : 효봉
조회 : 2,760  
어쩌다 수수밭을 보고

                  이광녕
   
반갑도다,
침묵 속에 갇혀 있던 나의 고향 노래여.
야속한 찬바람에 허기진 신음의 세월,
감당할 수 없는 무거운 짐은
밀려오는 고독을 기만하고
휘어진 어깨는 너와 함께
또 가을 바람이 곤혹스럽구나 

내 가냘픈 심사 매달릴 본향은
보릿고개 너머 그루밭,
산자락에 자리잡은 너의 그늘이었도다.
그런데, 칼바람 부는 세월의 식전 뒤에서
목 부러지고 참수(斬首) 당한 너는
슬픈 실향사연의 화전민이었던가

아아, 진실로 너의 품속은 나의 모성이었도다
나는 동화 속 산 그루밭을 달려가는 초동,
깜부기, 콩서리로 들뜬 입술 달래고
고개 숙인 네 수숫목을
싹둑싹뚝 잘라내 설익혀 허기를 채우고
빗자루 엮어 시름 쓸던 가냘픈 촌뜨기였도다.

지금 나는,
허수아비의 헛기침 소리에도 기뻐 놀래라
꿈속의 먼 발치로 돌아오는 노스탈자여
나는 일그러지고 구부러진 세월을 비껴
모처럼 찾아온 네 수숫단 이불 속에서
물씬한 사탕수수 음기를 빨며,
내 달콤한 가을 향기에 취해보노라

백민 06-09-25 19:57
 
추억의 수수밭을 연상하게 해주는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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