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산이 4장시조의 예로 든 작품과 해설을 인용하였다. 필자는 4장시조란 기존의 평시조에 종장 하나를 더 추가한 것으로 알았는데, 상기의 예를 보면 초장이 한 장 더 있는 것을 4장시조라 하였다. 다시 말하면 초, 중, 종 3장 중에 어느 한 장이 추가되어도 그것을 4장시조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든 이러한 4장시조도 시조로 인정할 것이냐, 인정하지 않을 것이냐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시조 한 수가 3장이면 족하지 굳이 한 장을 더해서 4장 시조를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문제다. 상기 작품의 겉모습을 보면 한시의 5언절구나 7언절구를 우리말로 번역해 놓은 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어떻든 3장으로 구성된 한수의 시조에서 ‘장’이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장’이 덧붙어서 넘치는 것도 문제다. 누가 마음대로 3장으로 되어 있는 시조형을 4장으로 고쳐서 써도 좋다고 했는가? 정형시는 한 개인이나 어느 단체가 제멋대로 시행을 늘이거나 줄이거나 하면서 변개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만약에 4장시조를 허용한다면 오장시조, 육장시조도 막을 명분이 없다. 그러니 소위 단장시조, 양장시조가 시조가 아닌 것처럼 4장시조도 시조가 아니다. 시조가 아니면 자유시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