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가 심심치 않았다.
지난 18일밤부터 19일까지 케이블TV '수퍼액션'이 21시간 동안 연속 방영한 '프리즌 브레이크'를 봤다. 단연코 인기챠트 1위를 차지할만 했다.

'프리즌 브레이크'의 이같은 인기는 부통령의 동생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쓴 형을 구하기 위해 천재 건축가 마이클 스코필드가 고의로 범죄를 저질러 수감된 뒤 탈옥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웬트워스 밀러가 연기한 주인공 마이클 스코필드는 국내 팬 사이에서 ‘석호필’이란 한국식 애칭까지 얻으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살인누명을 쓴 형을 구하기 위해 천재 건축가 마이클이 온몸에 감옥 지도를 문신으로 새기고 일부러 투옥된다는 흥미로운 극중 설정과 주인공 마이클 스코필드 역의 '웬트워스 밀러'의 한국 내 인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영화가 내 인생의 즐거운 한면을 차지한 것이란 생각을 늘 가져왔다.
젊어서 섬마을에서 자란 나는 맘에 드는 영화를 찾아 곧잘 서울행 비행기에 오르곤 했다.
'스팔타카스. 북경의 55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가 그 때 나를 들뜨게 만든 영화들이다.

이후 잊고 지냈을까?
9시 뉴스가 땡하면 잠자리에 들곤 하던 나를 21시간이나 꼬옥 붙잡아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잠시 선전시간에 화장실에 가는 것 말고는 꼬박 TV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마늘이 아침과 점심과 저녁끼니를 대 주는 것도 건성으로 따돌리곤 몰두한 영화 '프리즌 브레이크'

그 마지막 장면이 생생하다.
탈출에는 성공했으나 비행기에 오르려던 기대를 날려버리고 휑하게 떠난 비행기... 그리고 탈출자들을 추적하여 뒤 쫓아온 경찰 사이드카의 햇드라이트........ 명멸하는 다섯사람의 희미한 그림자가 못내 아쉬움을 남겼다.

탈출하기전 " 그곳에 가면 500만 달러가 고스란히 뭍혀있다"는 유언을 남긴 그 말에 기대를 걸게한다. 그들이 무사히 달아나 끝내 500만 달러를 찾아내어 사회에 진 빚을 갚는다는 해피앤딩스토리가 이어지지 않을까...........아니면 또 어떤 기발한 불연속선의 연속선이 이어질까 참으로 궁금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