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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3-10 09:48
 조회 : 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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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꽝나무의 비애
남 궁 웅
입 벌리고 달력 넘어가는 것만 바라보다가
파리 새끼 입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깜박 몰랐네요
한증막 같은 대낮에도 제 살을 깎아 내길래
시퍼런 은장도 하나 가슴 속에 품어 있어도
절게 하나만은 좋게만 보이네요
체면을 한순간에 불질러
저 오만스런 자목련 콧대가 하늘 찌르는데
답답한 가슴만 꽝꽝 내려치네요
정신 놓지 말아야지 다짐하면서도
별똥 같은 운명아
치아 뽑히듯 언제 뽑힐지도 모를 조바심으로
또 하루를 보내네요
사시사철 변하지 않을 듯하다가
도도한 자세로 대문을 나섰던
그림자가 보일똥 말똥,
오늘도 젊게 보이는
초록색 원피스를 꺼내 입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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