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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12-01 00:56
 조회 : 2,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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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고 싶은 시조
네 잎 클로버/김보영
수많은 사연 중에
찾아 낸 그대 미소
아무리 헤쳐 봐도
스쳐간 순간 속에,
우연한
마주침인가
필연인양 손 뻗었네.
그대를 내가 먼저
다가 선 그대이기에
억겁이 찰나로 핀
행운의 크로버여
너와 나
숙명의 만남
품을 열어 안았네.
내가 어려운 순간에 처해 있을 때 위 시 [네 잎 클로버]를 접하게 되었다.
먼저 제목이 나를 당겼다. 학창 시절 교정엔 나무가 많았다.
나무들 사이사이 숲길도 좋았다. 클로버도 많았다.
친구들과 네 잎 클로버를 많이도 찾아 다녔다.
반듯하게 책갈피에도 끼웠다. 하나를 찾으면 보물이라도 찾은 듯 기뻐했다.
그러던 시절의 [네잎 클로버]를 모처럼 찾은 것이다.
시를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가슴이 찡했다. 그러면서 눈시울도 뜨거워졌다.
왜 일까? 아마 그 당시 내 마음의 상태일 것이다.
네 잎 클로버 같은 소중한 만남을 간절히 바란지도 모른다.
어떻든 나는 그 순간 눈물이 돌만큼 [네 잎 클로버]가 내 마음에 들어왔다.
며칠간 홍역을 심하게 앓고 있던 시기였기에
그 홍역 속에서 순수한 마음들을 무의식중에 그리워했나 보다.
아니 순수한 마음들을 그리워했다.
굽고 뒤틀린 마음이 쏘아댄 화살을 되받아 치기엔 힘겨울 때 이 시를 만나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찬찬히 음미하며 몇 번을 읽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연들이 있을까.
그 사연 속에는 기쁜 일도 있을 테고 슬픈 일도 있을 테고
자랑하고픈 일도 있을 테고 숨기고 싶은 일도 있을 것이다.
그 어떠한 경우든 우리는 살아간다.
네 잎 클로버를 찾을 마음의 여유가 있다는 그 자체만도 우리는 행복하다.
네 잎 클로버를 찾아 손을 뻗는 그 순간은 더욱 행복하다.
그래서 행복은 마음에 있고 그 내면에서 온다하지 않는가.
(시조문학, 2011. 가을호) (慈軒 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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