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아랑페즈 협주곡

로드리고는 세 살 때, 디프테리아를 심하게 앓고 난 후에 실명했습니다.
맹인으로 음악을 계속하려는 의지를 갖고,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작곡을 하였습니다. 모든 악보를 점자를 더듬으며 곡을 완성하였습니다. 장애가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다만 불편할 뿐입니다. 또한, 아랑페즈 협주곡을 작곡하는 데는 상당한 모험이 따랐습니다.
기타라는 악기가 오케스트라와 조화를 이루는지, 또한 기타를 연주할 때 줄을 스치는 소리가 너무 커 다른 현악기와 어울릴지 등, 처음에는 불가능하리라 생각했으나, 예상과 달리 대 성공이었습니다.

에스파니아 민속악기로 빼놓을 수 없는 기타를 사용해 지중해의 색깔, 분위기는 물론, 에스파니아의 민속음악을 멋지게 그려냈습니다. 천형처럼 비운을 짊어지고 살아가야 할 불행한 운명의 소유자이지만, 그의 음악에 대한 정열은 처연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합니다. 아랑페즈는 도시 이름입니다.

아주 오래 전에 읽은 LIVING, LOVING, LEARNING (LEO BUSCAGALIO),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라는 책이 생각납니다. 이 책에서 우리들에게 있어서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역설합니다. “만일 당신이 숫자로 표현되는 존재만을 믿는다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일까, 우리들에게 보이지 않는 것, 손 끝으로 만져지지 않는 것, 이해를 초월하는 것이 이 세상에 너무나 많다”라고 하면서 사랑도 그 중 하나라고 지적합니다.
만일 당신이 지나간 어제나, 다가올 내일을 꿈꾸며 시간을 보낸다면 당신은 지금 당신이나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보지 못하게 된다. 진정한 현실, 우리가 만져 볼 수 있는 현실은 지금뿐이다. 미래는 영원히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말하며, 어느 여학생의 시를 소개 합니다. 시어는 찾아 볼 수 없는 평범한 시입니다. 이 시에는 엄청난 메타포나 상상도 없습니다. 그런데 젊은 그들의 사랑이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자기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생각 나? 내가 자기의 새 차를 몰고 나가 찌그러뜨렸을 때의 일을 –
발버둥 치며 화 낼 줄 알았으나 자기는 그러지 않았어.
생각 나? 내가 자기를 바닷가에 끌고 갔을 때의 일을 -
자기는 비가 올 거라고 하였어. 그리고 역시 비가 억수로 쏟아졌지
“그러게 내가 뭐랬어?”라고 꾸짖을 줄 알았으나 자기는 그러지 않았어.
생각 나? 자기가 질투하는 것이 보고 싶어서 내가 남자 친구들과 놀러 다니던 때의 일을 –
자기는 역시 질투하였어.
절교 당할 줄 알았으나 자기는 그렇게 하지 않았어.
생각 나? 자기 차 시트에 내가 스트로베리 파이를 뒤엎었을 때의 일을 –
얻어 맞을 줄 알았는데 자기는 그렇게 하지 않았어.
생각 나? 내가 포멀 댄스라는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가 청바지 차림으로 갔을 때의 일을 –
이제 그만 절교 당하는 줄 알았으나 자기는 그렇게 하지 않았어.
자기가 하지 않은 일은 많았어.
자기는 내가 하는 잘못을 참아 주고, 나를 사랑하고, 나를 감싸 주었어. 그 대신
이번에는 내가 자기에게 많은 것을 해 주고 싶어.
자기가 베트남에서 돌아오면 –
그러나 자기는 돌아오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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