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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11-12 09:21
 조회 :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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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2003년 11월 11일 12일
요즈음은 여행기 쓰느라고 묶겨 산에 못가고 산다.
오후 3시에 '시조문학' 겨울호 2차 교정이 있어 영등포로 가는 길에 은행에 들렸다가 운전 면허증을 잃어버렸다. 고 놈을 보여 주어야 전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건데-.
석우, 우보, 소석, 원명에다가 문곡, 청암, 천안 이사장과 홈피 만드는 젊은 누구가 쳐들어와 공술에, 회에, 2차까지-. 어제는 성공한 하루다.
눈을 떠 보니 이른 5시 반. 소석 집에서 잤구나. 내게 좋은 이불 덮어 주고 잠이 한창인 소석 몰래 아파트를 빠져 나오다.
오늘 잔소리 걱정은 안해도 된다. 아내가 친구와 산정 호수에 놀러갔으니 . 흐흐- 아내가 없는게 좋을 때도 있구나.
젊은 청소부가 낙엽을 쓸다가 전철역을 가르쳐 준다. 주머니를 뒤지니 천원 짜리 몇장-.
'담배 값이요.' 하고 주니 너무 너무 감사해 한다.
대림역 앞에 부지런한 아줌마가 토스토를 맛있게 굽고 있다. 1,200원 주고 싸가지고 간다.
따끈한 정을 전철 표 파는 이에게 건네니 별로 고마워 하지 않는 표정이다.
공연히 줬구나. 나의 아침을-.
우리 아파트 문 앞에 택배가 와 있다. 그렇지-. 어제 전화로 그냥 두고 가라고 했지.
동인지 50권이다. 20만원을 보내야겠구나. 나는 글을 쓰는게 아니라, 돈을 쓰고 다나는구나. "그대 안의 눈동자"(수필사랑낭송회동인지)다. 거기 나의 글 '마니산 산행기',와 '정족산 산행기'가 있어 읽으려니 아하, 어제 안경을 잃어 버렸구나. 소석 집에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기억으로 찾지 않고
눈으로 찾는 나이
찾다가 무얼 찾는지
그것마저 읽는 나이
곰곰히
추적하여서
빙그레 웃어야지
식탁에 1만원이 있다. 아내가 두고 간 오늘의 밥값이다.
지금 나는 이 아침을 사발면으로 때울까. 나가서 사먹을가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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