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살아감에 있어서 좋은 씨앗을 분양 받아 심는데 근면함과 해태 함에 따라서 내세관이 달라질 수 있다. 가령 세 사람 중 첫째 사람은 양지바른 토양, 기름진 옥토에 장애물인 돌멩이돠 사금파리를 잘 분리해 정성들여 심어서 병충해 방지는 물론 넝쿨이 잘 감고 올라갈 수 있는 버팀목까지 세워 칭칭 감고 올라가서 잎 무성하고 열매도 충실하게 열려 보는 이들에게 풍요로움을 주도록 가꿔 놓았다.

두 번째 사람은 씨앗 분양을 받아 놓고 바쁘다는 이유로 씨앗을 파종할 곳도 선정하지 못하고 차일피일 하다가 봄 파종시기를 놓치고 나서 늦게 서야 씨앗을 심었다. 그 심은 토양에 돌 자갈과 모든 장애물도 골라내지 않고 무성의하게 씨앗만 땅속에 심었기 때문에 땅 밖에 나오자마자 병충해에 시달려 제대로 자라지도 못하고 꽃도 피우지 못한 채 소멸되고 말았다.

세 번째 사람은 받은 씨앗의 소중함을 느끼지 않았다. 봄 파종 때 심어보지도 못한 채 무심하게 지났다. 내년 봄에나 심어볼까 하는 심정이기 때문에 파종의 좋은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이와 같이 인생의 항로에 있어서 대학만 나왔다고 출세하는 것은 아니다. 주위에서 이끌어주고 밀어주고 해야 출세를 하는 법이다. 그래서 잔듸 밭에 심어진 나무는 석자 이상을 자라지 못하지만 커다란 나무에 의지한 넝쿨은 그 나무 끝까지 자라 올라감은 물론 끝에 가서 축 드리워 지도록 자라는 게 본능으로 큰사람 옆에 있으면 저절로 따라서 크게 된다는 법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