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3-07-02 09:47
 조회 : 2,531
|
열차는 낡아서, 달리기 싫어서, 달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산천을 넘어 달리고 싶은 것이, 비단 열차뿐이랴.
가벼운 마음으로 나들이 가는 승객들도 달리고 싶어한다.
선로에 나딩굴고있는 각종 장해물들들들....
토지와 어휘의 특성에는 공통점이 있다.
부증성이 그렇고,
소멸시효(消滅時效)의 대상이 되지 않는 소유권의 항구성(恒久性)도 같다.
허나,
토지는 매매나 증여등 양도가 가능하나, 어휘는 불가능하기에 시를 쓰는 이들의 괴뇌는 시작된다.
피땀흘려 황무지를 개간하여 공시하면, 우체부는 한통의 우편물을 건네준다.
대리인(제3자)으로 부터 점유물방해제거청구권이 행사된 것이다.
항변권은 있을 수 없다.
앞선 이가 선점해 버린 탐욕스러운 어휘는 실용신안이 허용되지 않기에 점차 입지는 좁아져간다
" 꽃이 피는 듯 지다 "라는 어휘를 누군가 선점했다면
" 꽃이 피는 듯 지다 "라는 어휘는 사용하지 못한다.
" 지는 듯 꽃이 피다 "
" 잎이 피는 듯 지다 "
" 지는 듯 잎이 피다 " 등도, 어디서 들어 봄직한 것이라고 치부당한다.
시를 쓰는 이들은,
탐할지라도 결코 절도(竊盜)하지 않기에 치부당하는 이의 상처는 결코 작다할 수 없다.
이 시각도 무주물(無主物)을 습득하기 위하여 먼 길을 떠나는 이들에게,
명색(名色)뿐인 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도와 줄 것인가?
과연,
詩는 실용신안이 허용되지 않는가?
심히 우려할 정도로 평준화 되어간다.
평준화의 도도한 황토물은, 기름진 땅을 황폐화 시켜 버렸다.
문단의 구들장을 뜨겁게 달구워야 할 지게꾼들은,무엇에 쓰려는가,기를 쓰고 돌을 줒어 담고있으니, 아름드리 나무가 되어야 재목감은 돌이 되려한다.
마땅히 경계하여야 할 파수꾼이 없으니, 아류(亞流)는 무차별하게 양산되고 있다.
이제, 독자들은 붕어빵이라면, 갓 꾸운 것도 먹으러 하지 않는다.
등단작과, 무명작을, 제 아무리 견주어 봐도, 암수를 선별하기 어려우니,
바야흐로 독자에게 병아리감별사자격증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경마꾼은, 기수가 부모형제 아니라, 할배라할지라도 실력이 없으면 절때 걸지 않는다.
따라지 끝발잡고, 사술로 땡을 만드는 이는, 전문노름꾼이나 문단의 전문꾼밖에 없다
신춘문예 당선작이나, 등단작보다, 심사평에 매료되는 이가, 비단 나 뿐이랴.......
심사꾼들은, 어느 곳에나 지천에 널려있는 평지를,산맥과 골짜기로 심오(深奧}하게 만들었으나,
철리(哲理)는 찿아 볼 수 없다.
그러나,
심사가의 재주는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화가는 그림으로, 음악가는 음악으로 산다.
시인은 왜 시로 살지 못하는가?
그들은 그림과 음악이 전업(專業)인대, 시인은 제아무리 유명해도 왜 그러하지 못한가?
무리가 반듯이 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무리로 인하여 햇볕을 쪼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굽은 선로는 누가 바르게 펴 줄것이며,
선로에 놓여있는 잡다한 장해물은 누가 치워 줄 것이며,
승객을 위하여, 선로주변에 누가 꽃을 심고 가꾸워 줄 것인가.
열차는 낡아서, 달리기 싫어서, 달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산천을 넘어 달리고 싶은 것이, 비단 열차뿐이랴.
가벼운 마음으로 나들이 가는 승객들도 달리고 싶어한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