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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3-1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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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틱 사원 카쥬라호(Khajuraho) /인도 투어 여행(3) Photo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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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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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로틱 사원 카쥬라호(Khajuraho) /인도 투어 여행(3) Photo 에세이
*. 1천년 전의 인도인의 에로
어제는 일출에 맞추어 바라나시의 삶과 죽음을 생각게 하는 가트(Ghat)의 이모저모를 보고 호텔에 돌아와 조식을 하고 장장 10시간 동안 카라쥬호를 향하여 달려 왔다.
바라나시에서 카쥬라호까지는 무려 300km, 우리 이수(里數)로 따져서 750리 거리였다. 도로 사정이 별로인 인도의 고속도로를 오전 8:30부터 오후 6:30까지, 그것도 지프의 가장 불편한 가운데 자리에서 시달리면서 에로틱 도시라는 카라쥬호에 온 것이다.
 그렇게 고생고생하고 와서 그냥 자는 것이 너무나 아쉬워서, 피곤하다는 아내는 쉬게 하고 20불에 볼 수 있다는 인도 민속춤을 보러 갔다가 실망하고 돌아왔다. 중국 북경의 서커스나, 러시아의 모스크바 체육관에서의 묘기, 뉴질랜드에서 보는 마오리족들의 춤과 같이 국가적 규모의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인도 지방의 한 민간 무용 단체 십 이 삼명이 번갈아 옷을 갈아입고 나와서 하는 민속 무용이라서 파하고 나올 때에는 본전이 아깝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공연히 어제 일정이 짜증이 났다. '도대체 카쥬라 호의 어떤 것이 얼마나 어떻게 볼 만하기에 사막을 넘어 이렇게 먼 여행을 온 것일까?' 하다가 잠들었다. 그런데 오늘 일정도 어제와 비슷한 모양이다.
-호텔 조식 후 카쥬라호 에로틱 도시 카마수트라 탐방 -'유네스코문화유산 동군/서군의 힌두사원군 감상' 후 5시 30분 특급기차로 무굴의 도시 아그라 이동 후 석식 및 호텔에 투숙.
그래서 나는 '카쥬라'라는 호반(湖畔) 도시에서 그동안 인도여행에서 흔히 보아온 '카마수트라' 사원을 감상하고 또 장시간 기차 여행을 하는구나 하고 생각 했다.
그런데 카쥬라호는 카쥬라호의 호수 '호(湖)'가 아니라 그냥 카주라호(Khajuraho)였을 뿐이다.
그러다가 별로 기대하지도 않았던 유네스코문화유산이라는 '동군/서군의 힌두사원군'을 보고 입이 딱 벌어졌다.
아, 어떻게 이럴 수가. 이래서 그 먼 곳을 우리가 달려온 것이로구나. 성(性)이 문란하다는 현대를 사는 우리의 눈에도 너무나 놀라운 노골적인 미투나(mithuna) 조각이 지금은 쓸쓸한 벽촌이요 한촌에 지나지 않는 지역에 고대 인도에 있었다니-. 그 동안 인도는 우리들의 상식과 너무나 다른 거꾸로의 세상을 수없이 보여 주더니, 1천년 전에도 벌써 우리의 사고를 뒤집어 살고 있는 모습을 여기서 보여 주고 있구나.
미투나(mithuna)란 고대인도 미술에 나타난 점잖게 말하면 남녀 간의 교합(校合)의 체위의 조각들이요, 노골적으로 알기 쉽게 말하면 남녀 간의 각 가지 섹스 체위의 모습의 조각상들이다.
이런 사원이 지어진 것이 찬드라 왕조의 전성기였던 서기10C와 11C 사이였으니 지금부터 1,000년 전 일이다.
그 동군 서군의 힌두 사원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하여 온다.
-달[月]의 신 찬드라가 지상의 과부 헤마바띠의 아름다움을 보고 그리워하며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여름밤이었다. 헤마바띠를 찾아 지상에 내려온 찬드라는 드디어 헤마바띠를 맞아 밤새도록 운우지락(雲雨之樂)을 나누다가 아침 이슬이 내릴 무렵 아쉬운 작별을 하며 이르기를
 "헤마바띠, 사랑하오. 우리들의 사랑의 결실이 되는 아들을 그대가 낳는다면 그 아이는 독실한 신앙심을 갖고 천하를 지배하는 왕이 될 것이요. 그의 대대 자손들은 수많은 사원을 지어 신을 예찬하는 위대한 왕들이 될 것이고-."
하고 예언 하였다. 그 예언대로 헤마바띠는 아들 찬드라드레이야를 낳았고 그는 커서 카쥬라호를 수도로 하여 찬드라 제국을 건설하였다. 그와 함께 후세 왕들이 서기 950년부터 1050년의 100년 사이에 85개의 사원을 세웠으니 지금은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동군, 서군, 남군 사원으로 남아 있는 22동이 그것이다.
그러나 흥진비래(興盡悲來)라. 14세기에는 회교도(이슬람교) 세력에 침략을 당하여 멸망하였고, 우상을 싫어하는 회교도인들에 의해 사원은 파괴되어 망고나무 숲 속에 버려졌다가 19C에 와서야 재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카쥬라호는 외진 사막 한가운데의 도시라서 그 화를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1986년에 세계문화유적지로 등록된 것이다.
여기의 모든 신상들은 높은 기단 위에 전실(前室), 예배당 그리고 시바 링가(Siva Linga: 시바의 성기)를 신상으로 하여 모신 본당으로 구성 되어 있다. 이 사원들은 한결 같이 위로 갈수록 피라미드 상으로 탑의 맨 꼭대기에는 우주선 같은 캡슐이 있어 방금 날아오를 듯한 형상이다.
이런 사원들은 모두가 검붉은 사암(砂岩)에다가 모두 동쪽을 향하고 있어서 아침이나 저녁노을 속에서는 신비로운 핑크빛으로 아름답게 물들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탑인 칸다리아사원(Kandariya Temple) 사원은 높이가 약 35m 동서의 길이가 31m인데 그 안팎으로 벽에 1m정도의 미투아(Mithua)상이 내부 벽에 226개 바깥벽에는 643 개의 누르스름한 사암(砂巖)으로 만든 벌거벗은 미니투나상이 우리들의 눈과 마음을 놀라게 하고 있다.
*. 1천년 전 신들의 Sex 체위들
 일찍이 나는 간송 전형필 박물관 이 소장하고 있는 신윤복 춘화도(春畵圖)를 보고 옛 선인들의 성희를 표현한 화가의 용기에 대하여 감탄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은 개인이 그린 몇 점의 그림을 책자로 만든 것이지, 이렇게 거창하게 탑을 지어놓고 그것도 외벽에다가 현대를 사는 우리도 모르는 갖가지 관능적인 교합의 체위를 조각으로 표현하여 놓은 것은 아니었다. 차도르로 얼굴을 온통 가리고 다니는 회교 국가의 어제가 이런 면도 있었구나 하는 놀라움에다가, 이럴 수도 있는 것이로구나 하는 경이롭고 신기하고 신비로운 생각에 놀라움을 키울 뿐이었다.
그래서 현대 인도인의 성에 대한 의식 구조를 쓴 책장을 뒤져 보게 되었다.
*. '카마수트라(Kamasutra)가' 가 뭐지?
그러다 알게 된 것이 '카마수트라'다.
카마수트라는 중국의 소녀경(素女經)처럼 인도의 글말로 4세기경에 바사야야니가 썼다고 전하여 지는 성애(Kamasutra)에 관한 교과서다.
-고대 인도인들은 인생의 목적을 다르마(法:종교적 의무), 아르타(利:처세의 길), 카마(愛:성애의 길) 세 가지로 말한다. 그 중 카마(Kama)는 성애의 기교, 소녀와의 교접(交接), 아내의 의무, 남의 아내와의 통정(通情), 유녀(遊女), 미약(媚藥) 등에 관하여 논술한 것으로 일반시민들의 그릇된 성지식(性知識)의 결여에서 오는 위험으로부터 구하고자 하는 책이다.
그런 '카마수트라(Kamasutra)'를 사원이름으로 착각하였다니, 나도 그동안 헛배우고 헛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난다. 지금은 여성을 꼬옥 닫고 접근조차 불허하는 늙은 아내의 남정네인지라, 그 절호의 큰 즐거움을 놓쳤구나 하는 회한도 앞선다.
조각에 나타난 남녀 상을 보면 풍만한 가슴, 잘록한 허리, 군살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미끈한 몸매이지만 풍만함을 잃지 않은 그런 조각들이다. 거기 하나 하나의 여성들은 현대 여성들도 부러워 할 만한 관능적인 예술의 경지에 이르는 몸매들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노골적인 성애의 모습을 구태여 조각으로 남긴 것일까?
신비스런 이런 조각이 남은 이유가 전해 오지 않아서 10 세기를 중심으로 꽃피운 이 미투나는 더욱 신비스럽기만 하다.
-신비스런 그런 이유를 조각의 내용에서 찾으려는 그 대답이 있다.
그림 중에는 병사들이 군복으로 무장하고 마차, 코끼리를 앞세우고 전쟁터를 향하고 있기도 하고, 승전을 축하하며 향연과 축제를 벌이는 장면도 있다. 이런 전쟁 중에서 수많은 병사들이 죽었고, 그래서 많은 병사들이 필요하여서 인구 증가를 꾀하기 위해서 이런 에로틱 사원을 세우게 되었다는 것이다.
거기 인간이 말과 수간(獸奸)하는 모습은 전쟁 중에 군사들의 욕망을 해소하는 방법이라고 하는데, 그 중에는 코끼리가 요사스런 교합의 모습을 보고 웃는 장면도 있다.
지금도 말하기조차 남새스러운 이런 애록틱 조각을 왜 만들어 놓았을까 하는 데에는 이런 이야기도 있다.
-이슬람교의 영향을 받지 않은 중세까지의 인도인의 사고방식에는 성에 관한 터부가 일체 없었다. 남녀간의 육체적인 교합은 노동, 식사, 기도 등과 같이 요가와 같은 차원에서 생각하고 있었다. 남녀 교합에 의한 육체적인 희열이 오히려 참다운 구제에 이르는 길이라고 힌두교의 일부 종파에서는 생각하고 있었다. 여기에 미투나상은 악령이나 벼락으로부터 사원을 지켜 주고 참배자도 보호해 준다고 생각하였던 것 같다.(중앙서관의 '세계여행5-마당출판사)
-섹스에 관한 고대 힌두교의 관점에는 청교도적인 금욕주의는 없다. 그들은 섹스를 정상적이고 필요한 것이며, 따라서 조심스럽게 조사하고 공부할 가치가 있다고 간주했다.(휘슬러-지구촌의 문화충격 탈출기 ‘Curious’)
그러나 현대를 사는 인도인들은 사랑이란 함께 살아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며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강해지는 것이라고 믿고 있어서, 혼전에 사랑에 빠지는 것은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현대 인도인들은 서로 사진을 통해 서로 중매결혼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사랑이 결혼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보다 별자리, 카스트, 경저적인 상황 교육 정도를 더 중요시 하여 감정에 치우치지 않은 혼인을 이상으로 삼을 뿐이니, 어쩌면 1,000년 전 찬드라 제국 시절의 성에 대한 생각에서 세월은 거꾸로만 흐른 듯하다.
미투나 사원을 보고 막 차를 타려하니 기다렸다는 듯이 장사꾼 아이들이 달려든다. 그 중 엽서로 된 책 한 권에다가 얼떨결에 열쇠고리 쇳조각을 움직이게 만든 남녀의 교합의 각가지 모습을 몇 개 사왔다. 일행 중에는 그걸 안 샀다고 후회하는 분도 있는 것 같았다.
귀국하거든 친구 모임 때마다 들고 다니면서 말할 것이다. 남들이 그 나이에 주책이라고 말하든 말든 간에-.
"나 어디 다녀왔느냐고 물어볼 사람 없소? 그곳에서 가장 재미있던 것이 무어냐고 물어 볼 사람 없소?"
그러는 나에게 내가 묻고 싶은 말이 있다. 이런 그림을 인터넷에 올릴 수 있는 나는 "솔직한 사람이냐? 용감한 사람이냐? 어느 누구처럼 외설적인 사람이냐?"고
  -계속: 유네스코 세계 최대의 인도 문화유산 사랑의 기념탑 타하지마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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