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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5-26 21:36
 조회 : 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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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mest.kr [335] |
168명의 아마추어 골퍼들이 다바오에 모였다.
지난 19일에서 25일까지 4박6일 일정으로 1인당 299,000원의 골프투어에 참가한 것.
일행에 끼어 마늘과 함께 나선 것은 무엇보다 값이 싸다는 점 때문이었다.
개척단계여서 우리일행이 네번째의 차터편이었다니 벌써 1천명 가까운 한국인 아마골퍼들이 이곳 다바오를 찾은 셈이다.
출발은 시작이고 떠남 그리고 만남
새 물건 새 에너지 새 공간 새 시간
그래서 남는것이란 자랑꺼리 즐거움
5월 한낮 기온이 26-7도를 오르내리지만 오후 1시가 지나면 우리의 초가을 날씨로 급변하는 변덕날씨에다 한밤이면 소낙비가 기승을 부렸다. 잘만하면 하루 36홀 돌기는 무난했다.
호텔에서 한발짝만 나서면 이동잡상인들이 들끓고 여기저기서 뒤쳐진 고장의 특성인 갈라진 길바닥과 우중충한 건물더미 사이로 열대지방 특유의 비릿한 내음이 코를 찌른다.
"한국인 덕분에 다바오가 먹고살게 되었죠"라며 우리를 안내한 투어리더가 가슴을 편다. 자못 호기로운 표정의 안내 말이 칭찬인지 비아냥인지 얼른 감이 오질 않았다.
그럴 것이 다바오 비행기를 띄우기 위해서 "골프사랑"을 비롯한 7 명의 투자가가 합심, 호텔과 리조트, 카지노, 식당등 돈 될만한 곳을 싹쓰리 했다는데에는 그저 입이 벌어질 지경이었다.
마침 귀국길 Asian Spirit 항공기내에서 만난 아릿다운 커리어우먼 Choi 여사의 야망에찬 도전얘기만 해도 다바오진출 이면을 느낄 수 있게 했다.
그녀는 다바오-인천공항에 비행기를 띄우기 위해 1년남짓이나 건교부와 청와대까지 드나들며 로비를 펼쳤단다. 드디어 5월초 제1편을 띄우고서야 펑펑 눈물을 쏟았다니 그 땀어린 도전기가 선명하고 진하게 부딛쳐 왔다.
마늘이 연상 그녀의 얘기에 빠져드는 동안 나는 귀 동냥으로 "다바오"와 이웃 사이판과 괌 등에 터잡은 그녀의 당찬 모습을 엿들으며 대견해 했다.
"다바오사람들의 순수성, 낮은 물가 때묻지 않은 자연은 두고두고 세계인들과 한국인의 매력 관광지로 남을 것"이란 그녀의 소개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 졌다.
다만 떨떠름하게 남은 것은 다바오에서 들은 얘기~ "출발할 때 서울에서 낸 돈(투어비용)은 몽땅 서울여행사(우리는 코오롱세계일주)에서 수입 잡습니다. 다바오현지에는 한푼도 보내지 않고요. 우리는 오직 다바오에 와서 쓰는 손님들의 돈에서 구전(커미션)을 챙겨서 인건비며 각종 부대비용을 지불합니다"
"그래도 장사가 되느냐?"니까 "허허허허........" 뒷말을 잇지 않은 채 텅빈 웃음을 날린 현지 투어리더 미스터 A의 목소리가 다시 되살아났다.
그럴만 하기때문에 이런 장사를 하지 그래 돈 한푼 받지 않고 오로지 손님 호주머니를 즐겁게 쥐어짜서 생업을 유지한다는 것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다.
잡상인은 물론이고 환전상, 삐끼, 요정(기생관광)등을 상대로 관광객에게 얼씬거리던60-70년대의 한국인 자화상이 떠 올랐다. 그때 우리나라로 몰려들어온 외국인 특히 일본인 관광객을 상대로 돈벌이에 나섰던 한국의 관광전사들이 있었기에 한국경제의 국민소득 2만불시대를 바라보는 오늘이 있다. 다바오도 그와 비슷한 일이 생겨날까. 그것은 다바오 필리핀사람들의 몫일 수 밖에 없다.
어떻든 언감생심, 돈 한푼 받지 않고 현지에서 손님의 포켓을 털게해서 운영한다는 방법은, 상상이 가지않았다. 어떻게 그런일이 가능한 것일까.
한국인과 일본인들 사이에 벌어졌던 관광전선이 지금은 세계곳곳에서 한국인들이 위상높게 누비며 비지니스를 한다는데 격세지감이 들었다. 비록 잔디 밭에 나가 자치기 수준으로 공을 치고 굴린 골프투어였으나 지출한 비용에 비해서 매우 값싼 여행을 즐겼다는 생각이 두고두고 뒷맛을 당기게 한다.
나중에 한국여행사를 찾아 "도대체 어떤심산으로 이런 불가사의한 투어를 꾸밀 엄두를 냈는지...."를 물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줄창 뇌리를 휘감았다. 이를 경험담 삼아 지금도 팔팔하게 관광현장을 뛰고 있는 친구 L을 불러 "자네도 한번 뛰어들어 보라"고 권유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바오는 지금 한 여름이다. 6월이 개학이라니 아마도 그 무렵이면 한국인들이 더 기승을 부리며 몰려들 것이다. 골프클럽이 몇백만원하던 시절에서 지금은 30-40만원대의 명기名器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되어서 그럴까, 터무니없이 비싼 한국의 그린피에 진력이 쌓인 한풀이를 위한 때문일 수도 있을까. 그만큼 한국인의 국민소득이 좋아져서 골프강국으로 발돋움한 탓일까. 궁금증은 꼬리를 물었다. "한국이 그만큼 살기 좋아진 것이겠지...."싶은 쪽으로 작심 했다.
이러다가, 지나친 골프천국이 되면 어쩌나....?! 그래서 "골프금지령"을 내렸던 영국의 15세기 골프분위기에 젖어들면 얼마나 황당할까.... 국민의 정기精氣와 신앙에 방해가 되지는 않을지....,.이런 저런 은근한 걱정이 사라지지않은 것은 혼자만의 기우에 불과한 것일까?....
귀로歸路 1만미터남짓한 Asian Spirit 상공에서 이-저런 궁리로 졸음을 달래는 사이 클라크공항을 경유한 장장 6시간 남짓의 여정 끝 마디에 인천공항 밤하늘이 내려다 보였다.(사진은 필리핀모산母山 하포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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