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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6-10 13:58
 조회 : 4,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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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깍깍한들
까마귀 깍깍한들 사람마다 다 죽으랴
비록 깍깍한들 네 죽으며 내 죽으랴
진실로 죽기곧 죽으면 남의 님이 죽으리라
<말 뜻>
깍깍한들 : 까욱까욱 짖어 댄들. 까마귀 울음 소리는 옛부터 불길한 것으로 생각해 왔다.
죽기곧 : 죽기만. 이때 '~ 곧'은 뜻을 강조하는 조사. '죽기곧 죽으면' 은 틀림없이 죽기만
한다면의 뜻.
<감 상>
까마귀가 울면, 더욱이 저녁때나 밤중에 그놈이 까욱까욱하고 울면 사람이 죽는다고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 사람이나 다 죽겠는가. 사랑하는 나의 님이나 나는 절대로
안 죽을 것이다. 아니 죽을 수가 없다. 참으로 꼭 죽어야 한다면, 남의 님이나 죽을 것이
다.
상대를 기어코 차지하고 싶어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사랑의 것이라면, 이런 생각을
나무랄 수만도 없는 일이라 하겠다. 매우 열정적인 사랑이 삶에 대한 애착과 직결되는
경우를 여기에서 보는 느낌이다.
비슷한 내용의 노래로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그러나 주제는 판이하다.
" 까마귀 깍깍 아무리 운들 님이 가며 낸들 가랴
밭가는 아들 가며 베틀에 앉은 아기딸이 가랴
재 너머 물길러 간 며늘아기 네나 갈까 하노라(작자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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