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회 기본 > 행복한 시 읽기 > 양철지붕 / 정민시

한국시조문학협회

2,542

2,715

5,069

3,170,479

작성일 : 08-01-14 11:33

양철지붕 / 정민시

글쓴이 : 如心이인자

조회 : 2,431

양철지붕

정 민 시

그곳을 시집을 온 후

온몸에 비가 뚫고 지나갔다

때로는 단풍이

피까지 토하며 유혹을 쏟아부었지만

끝내 가슴을 넘진 못했다

나이는 굵어지고

마음은 얇아지는 굴레 속에

그때 발랐던 화장색이

풍경도 깨지 않은 바람 소리에

피부와 함께 떨어져 나간다

높은 곳에서 세상을 읽던

아버지 눈에서도 눈물이 흐른다

간밤엔 안방에 한 대야 쏟아 냈다

온통 진흙색이다

목수들이 요란한 망치 소리를 내고

떠나간 며칠 뒤

두껍게 껴입은 달력벽지가

몰래 얼국을 보이다

이젠 아침마다

선명하게 덧칠을 해 놓는다

밤을 넘기며

기웃거리던 보슬비 모두를 적셔 놓고

주춧돌 바닥이 입 벌린 곁에서

천둥은 온종일 통곡하고 있었다.

Total 1,468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1228	계곡에서/송도균	(사)시진회	04-07	2461
1227	삼치 / 김 류	如心이인자	03-05	2458
1226	겨울 강가에서 / 전석홍	如心이인자	09-27	2457
1225	낯선 골목 / 김미화	如心이인자	08-04	2455
1224	황혼가 · 2 / 박정은	如心이인자	06-03	2454
1223	학동 몽돌해변에서 / 조세용	如心이인자	02-25	2452
1222	환(幻) / 염화출	如心이인자	07-25	2452
1221	풀잎 / 박성채	如心이인자	01-07	2449
1220	무화과나무 아래를 걸어왔다 /김문기 (2)	운영자	09-27	2449
1219	해질녘/ 채호기	이인자	04-22	2446
1218	가는 세월, 오는 하루 / 한재관	如心이인자	08-06	2443
1217	‘얼음은 날개를 가지고 있다’ -박주택(1959~ ) (1)	如心이인자	12-05	2443
1216	반달 / 윤기일	如心이인자	06-13	2442
1215	여름앓이 / 차아란	如心이인자	07-14	2441
1214	생 명/박재분	(사)시진회	04-21	2440
1213	바람에게 / 백순자	如心이인자	06-19	2439
1212	노자 1 장 道可道	趙仙淑	07-02	2438
1211	지나간다 / 천양희	(사)시진회	11-22	2437
1210	사랑 / 송진현	如心이인자	05-20	2437
1209	조용하게 흔들리는 서해안 열차 / 崔元圭	如心이인자	08-27	2437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