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인지 별인지
민 용 태
날아오는 별에 뒤통수를 맞는 일은 없다
날아오는 벌에 눈앞이 캄캄해지는 일은 있다
갑자기 불어닥치는 눈발에 비틀거리든지
날아가는 세월에 하늘을 바라보면
지나가는 구름이 이마에 붙는다
쓸쓸한 것이 어찌 가로수뿐이랴
고독한 것이 어찌 고목뿐이랴
황진이는 없다
어느 바람 소리 하나 임의 발자국 소리 아닌 게 없다
어느 바람 소리 하나 한숨소리 아닌 게 없다
(좀더 비극적으로 말하면)
살다 보면 안 보이는 살도 살붙이도 많고
살다 보면 안 보이던 곳도 보이고, 예를 들어
해골에 붙어 자라는 머리카락이나
북두칠성, 거기엔 정말 운명을 점지한다는 칠성신이 살까?
사람이 이렇게 대책없이 늙어 가도 되는 것인지
가다 보면 길이 있는 것인지
길은 없고 은하수가 있어 이 발이 별이 되어 날아가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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