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봄날의 상상력 1 *


남겨둔 봄빛들이 흰 살결로 모여 사는
그렇지, 그곳은 내 유년의 종이 비행기가 날아간 곳
분홍빛 나이테가 감기는 배롱나무 가지 사이
먼 옛날 흘려 쓴 일기처럼 갈림길이 보였다
얼음치 혼인색 고운 개울물 건너
야채꽃 푸른 대궁 잘게잘게 흔들리는 마을 앞 지나
어느 해 겨울 굴뚝새 어린 뼈가 암장된 갯버들숲
아직도 길 건너 저쪽에도 그 무렵 잃어버린 수식어만
가득했다


-시.유재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