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시조(한국시조문학 2021년 봄호)

산수유 수유간에

                                    손해일

 

 

초록봄 기지개 켠 구례 산동 산수유골

섬진강 골골마다 마실 나온 꽃잎들이

봄볕에 몸을 말리며 노릇노릇 익는다

 

초록은 동색인데 노랑도 동색인가

노랑나비 노랑멧새 나붓나붓 어울린 봄

가녀린 떨잠 족두리 파르르르 떨린다

 

산수유 꽃말은 영원불멸 영생 무한

노란꽃 지고나면 불꽃 사리 남기건만

덧없는 우리네 삶은 무얼 찾아 지는가

 

노오란 꽃잎천지 혼불 그려 눈감으니

사레들린 꽃샘 바람 세월의 미늘처럼

산수유 눈깜짝할 새 하릴없이 지는 이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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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해일
		∙ 서울대 졸업, 문학박사, 1978년 <시문학>등단, 시집<떴다방 까치집> 등, 평론집<심리학으로 푸는 한국현대시> 등∙ 대학문학상(서울대), 시문학상, 소월문학상, 매천 황현문학상, 힌국문학비평가협회 평론상 등∙ (전)한국현대시협이사장, 한국문협이사, 서초문협회장, 농협대교수, 농민신문 편집국장, 서울대 총동창회 이사 등∙ (현)국제PEN한국본부 이사장, 한국문협 자문위원, 한국현대시협 평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