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끝에서 ♣  
          - 자헌 이정자 - 

미소로 손 흔들며 가을을 배웅하고 
두 손을 마주하여 겨울을 맞이하자 
인생사 
가고 오는 건 
자연에의 순행인 걸. 

앙상한 마른가지 휘두르는 갈바람은 
꿈꾸는 낙엽들을 끝까지 깨우면서 
마지막 
한 잎까지도 
챙기면서 떠나네. 

꽃피고 지는 것도 자연에의 순리이고 
푸른 잎 낙엽으로 무상하게 지는 것도 
새봄의 
새싹을 위한 
자연에의 양보라네. 

지는 잎 땅속에서 수없이 윤회하여 
한 줌의 흙 속에서 눈비 맞아 씻겨가도 
봄이면 
생명 불 밝혀 
초록별로 뜨는 걸. 

계절의 끝에서면 아쉬움은 더해가도 
새것을 맞으려는 설레임도 함께하니 
낭만 속 
백설을 꿈꾸며 
이 겨울을 맞으련다.(2004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