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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5-02-12 14:30
 조회 : 1,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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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한국시조문학상
겨울비
김태자 시인
바람 끝에 찬비가
오락가락 스산스러워
묻혔던 아픈 고리의
빗장이 열리고
가랑잎 젖어 흐트러지며
먼 곳으로 다리를 놓네.
어둠은 서둘러
발길을 재촉하고
오가는 걸음 속에
있을 것도 같은 누구
구태여 만나려 않는
서글픈 기다림이 있네.
밤은 고즈넉이
끝없어 보이는 단절로
멀어가는 인연을
혼자서 끌어안고
꿈에도 찾아 나서는
헛된 갈망이 있네.
-수상작: ‘산 ․ 강 ․ 들풀이 되어’ 중에서
김태자 시인 약력-------------------
이화여대, 이화여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
현) 전주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수상: 동양문학 신인상(수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시조문학천료
저서: 발화분석의 호행의미론적 연구, 해거름의 강을 지나(시조집), 산강 들풀이 되어(시조집)
심사평-------------
대체로 그의 시의 줄거리는 기가림에 관한 허무와 무의미를 털어버리지 못하는 반복적인 절망을 노래하며서 그것이 자신의 삶의 의미가 되어버려, 모든 자연 속의 생명들- 꽃이나 들풀이 피고 지는 이치로 승화시키려했다. 작품 '겨울 한 켠에', '불면' 등이 모두 앞서 말한 그런 해석을 유도한다. -중략-
김 시인이 책머리에 쓴 '시조집을 내며' 책 뒤에 '글을 마무리하며'를 읽으며 마치 수필을 읽는 듯한 완숙한 문장력을 보았는데 역시 수필로 등단한 실력이었다.
김태자 시인은 문학박사로 많은 논문을 저술했고 시조에 대한 애정이 남 다름을 공감하면서 앞으론 시적 감성을 한껏 넓혀 보다 예술성 높은 창작에 이르기를 기대한다 -심사위원: 박병순, 김준, 장지성, 전연욱, 김석철
수상 소감---------------
시조문학 수상자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을, 잠시 정말인가 싶다가 기쁨이 봇물처럼 밀려 왔다. 사방에서 온갖 고운 꽃잎들을 내 얼굴에 나비처럼 풀어내는 느낌이었다.
- 중략- 가만히 떨어진 잎들을 살펴보았다. 어떤 잎들은 제대로의 매무새로 가을을 베고 있고, 어떤 잎들은 작고 볼품없이 모습으로만 묻혀 있었다. 그러나 가 같이 가지 사이 매달린 은행의 결실을 우해 삶을 살아온 흔적으로 나무 밑 노오란 그림자로 물들어 있었다. -후략-
배경음악: '영혼의 바다'/[서공식 작시/최영섭작곡/테너 박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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