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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11-25 00:53
 조회 : 3,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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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묘 산천 (素描 山村)/오재열 *-
1.
산과 산을 둘러놓고 품앗이 삼씨 넣고
가난한 영혼들의 영근 소망은 따로 심고
이 땅의
체온일랑은
기억 속에 묻으리.
2.
초여름 산등성이 찔레꽃 끼리끼리
밀어인지 애무인지 순백의 애틋한 꿈을
우리네
농번기철엔
쑥국새도 저리 울고
3.
하늘빛 물든 청자 규방 문갑에 출렁이면
쏙독새 울음 멎고 기러기떼 높이 난다.
저 들녘
소슬바람에
추수꾼의 흥글 노래.
4.
강변 갈숲 모래톱에 송이눈이 쌓이고
대숲 밑 초가 몇 몇 이마 대고 도란도란
호롱불
보채는 밤을
풍지는 울어 지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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