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회 기본 > 행복한 시 읽기 > 물 詩 .11 / 김송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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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3-04 00:13

물 詩 .11 / 김송배

글쓴이 : 如心이인자

조회 : 2,373

물 詩 · 11 ―― 죽음의 물

金松培

청둥오리 한 쌍 물살 가르며 한가롭던

그 소년의 저수지는

옛 가슴으로만 흘러흘러 넘치는데

수초 깊이 산란했던 피래미 송어 떼들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인간들이 재앙을 부르고

스스로 그 재앙에 휩쓸려

검게 혹은 붉게

저수지 물과 함께 말라 가고 있었다

어느 날 인성(人性)이 고갈된 이 지상에는

아침 꽃잎에 도르르 구르던

영롱한 이슬이 보이지 않았다

바람과 함께 쓰던 나비의 편지도 없었다

먹구름 한 떼 어둡게 하늘을 덮고

아아, 그 소년은 다시

파아란 물수제비를 뜰 수 있을까

폐허의 저수지에서

세상 만물들 마지막 숨소리

상여 소리를 풀풀 흩날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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