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좋아 숲에서 사네
심 돈 섭
솔바람 부는 대로 무심코 걷다가
짙푸른 숲 속으로 빨려들었네
거기 내 오월의 노래가 있었다네.
울울창창 어울림의 숲 공간
상쾌한 바람, 풀벌레 소리
흙냄새 코끝에 풋풋하고
산이 숲을 품어 안는데
숲이 나를 안아 품는데
대관령의 자연 휴양림에서
오죽헌의 검은 대나무숲에서
경포호수에 뜬 초승달빛에서
소곤소곤 들려오는 음률
젊어 한때 내 푸른 노래여라
소금강(小金剛)이 있어 연곡천(蓮谷川)이 푸르고
남대천이 흘러 강릉이 푸르거니
고개 넘는 저 선비에게 여쭙노라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느냐고
예서 잠시 숨돌려 가시라고
동해, 일출의 푸른 눈짓에 겨워
나, 옥계수(玉谿水) 마시며 봄을 캔다네
나, 숲이 좋아 숲에서 사노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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