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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10-11 14:14
 조회 :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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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上善若水
上善若水 상선약수
水善利萬物而不爭 수선이만물이부쟁
處衆人之所惡 처중인지소오
故幾於道 고기어도
居善地 心善淵 거선지 심선연
與善仁 言善信 여선인 언선신
政(正)善治 事善能 動善時 정선치 사선능 동선시
夫惟不爭 故無尤 부유부쟁 고무우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나 다투지 않으며
모든 이가 싫어하는 낮은 곳에 머문다
고로 도에 가깝다
머무는 데는 땅보다 좋은 곳이 없고
마음을 씀에는 깊고 그윽해야 하며
더불어 삶에는 인의가 있어야 하고
말을 함에 있어서는 믿음이 있어야 하며
가지런히 함에는 다스림이 있어야 하고*
일을 함에는 능력(能力)이 있어야 하며
움직임에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
오직 다투지 않으니 그러므로 허물이 없다
참고 : 위 *표에서
'정치'라 하지 않은건 혹시나 현대국가 차원의 정치
즉 국회의원과 대통령이 하는 정치로 좁게 해석되지 않을까,
이를테면 협의의 정치가 아니란 것을 표현하고 싶었고
'행동'이라 하지 않은건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좁아지지 않을까,
이를테면 인간의 지역적 이동이 아니란 것을 표현하고자 했다
(늘 언어의 부실함을 느끼지만..)
이 장은 잘 다듬어진 문장이 엿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대부분의 주석가들이나 학자들이
잘 다듬어진 전국후기의 문장이 아닐까 의심하기도 하는 장이다
또한 이 장은
노자 최초의 주석서 한비자 해노에도 자세히 언급하고 있고
손자에도 간접적으로 등장한다 병세의 장에서
군사를 다스림에는 물과 같이 하라고 했다
즉 억지로 움직이려 하지 말라
경사진 곳에 두면 맹렬한 속도와 힘을 낼 수 있고
고여있고 바람이 없으면 무엇보다도 고요하다
그러나 시간이 맞고 상황이 변하면 어떤 물질보다도
다양한 변화를 일으키지만 그 원래의 속성은 한결같다
미세한 안개, 가벼운 구름, 아름다운 이슬,
산간계곡의 맑디맑은 물이면서도 거대한 강줄기, 노도로도 변한다
그러나 그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인간은 모든 것을 씻을 때 물을 사용한다
그러나 그 물은 또한 인간에게 생명을 준다
그러면서도 대접 못 받는 것 또한 물이다
계곡을 흐를 때는 갈대도 쓰러뜨리지 않고 돌아서 가지만
한번 노하면 거대한 산도 밀고 지나간다
작은 식물의 뿌리로도 가고 모래 속으로도 스며들지만
거대한 공룡이나 백두산 호랑이도 갈증 앞에서는 쓰러진다
더러 어깨에 힘 들어간 사람들이
거실이나 안방에 걸어놓은 액자 속의 글 중에
아마도 베스트 셀러가 '上善若水상선약수' 이 장일 것이다
언젠가 이 나라 대통령이었던 사람에게
물**라는 별칭을 사용했던 적이 있다
물의 능력과 속성을 안다면 그 말을 그리도 쉽게 붙여 주었을까
아마도 그 별칭을 붙여준 사람들은 물을 가리켜
가장 소신 없고 무능력한 물질로 보았을 테니까
우리가 아는 모세관 현상이라 부르는 과학적 현상도
물이 아니라면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서양의 학자는 만물의 근원을 물이라고까지 하였다
또한 인간과 동물이 미지의 세계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 역시 물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땅을 고르는 원칙, 풍수지리에서도
장풍득수(藏風得水) 즉 바람을 감추고 물을 얻는 곳이
최고의 거주지로 치고 있다
그만큼 물의 쓰임새는 다양하고 고귀하며
그 능력은 가장 간단하면서도 설명하자면 끝이 없다
물의 지혜, 누구와도 다투지 않지만
그 누구도 물에 의지하지 않고는 생명을 유지하지 못한다
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
물에 대해서는 78장 天下莫柔弱於水.. 겸하여 읽어봄도 좋겠다
(천하에 물보다 더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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