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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8-26 14:23
 조회 : 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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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장 天地不仁
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 천지불인 이만물위추구
聖人不仁 以百姓爲芻狗 성인불인 이백성위추구
天地之閒 其猶탁약乎 천지지간 기유탁약호
虛而不屈 動而愈出 허이불굴 동이유출
多言數窮 不如守中 다언삭궁 불여수중
하늘과 땅은 어질지 않아
만물을 짚으로 만든 개(草芥)처럼 버려 두고
성인도 어질지 않아
백성을 초개(草芥)처럼 버려 둔다
하늘과 땅 사이는 커다란 풀무와 같아
속이 비어있으면서도 움직일수록 더욱 쏟아져 나온다
말이 많으면 자주 막히나니 중간의 텅 빔을 지킴이 좋다
천지는 어질지 않아 만물을 초개처럼 버려 두고..
철마다 뉴스에 오르내리는 산불과 수해를 보면서
천재이냐 인재이냐 논란이 많다
그러나 우리 인간의 입장이지
더 넓고 큰 자연(우주)의 질서에서 본다면 그냥 한 모습,
다만 그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지 못한
인간의 우왕좌왕하는 우매함일 뿐 재앙은 아니다
풍년이 들어도 걱정, 흉년이 들어도 걱정이라는 말처럼
그렇다면 이 장에서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여기서도 역시 무위를 말한다
인위적 조작을 하지말고 현대식으로 말한다면
시장에 그냥 맡겨 두라는, 가벼운 잔재주를 피워봐야
거시적으로 본다면 제자리로 돌아간다는 것이
천지 자연의 조화고 우주의 법칙이다
현대인들이 저지른 일 중에 백인들이 기병대를 동원해서
아메리카 인디언들을 짐승처럼 죽인사건이 얼마나 지났는가
또한 독일인들이 유태인에게 저지른 만행이나
유태인들이 팔레스타인들에게 저지르고 있는 만행은,
그러면서도 또 한구석에서는 남아공 사태..
아마존 유역에서는 오만하게도
인간을 보호해야 할 구경거리로 전락시키고
그러면서 엄청난 물자와 시간을 소모하면서 자연보호 운운,
개의 고막을 터트려서 벙어리를 만들고 불임시술을 하고
온갖 약품으로 털에다 염색을 하고 자기들끼리 돈을 주고
받으면서 동물보호, 애완용이라니
사랑이라는 말, 함부로 쓴 죄업을 어찌 다 감당하려고
만물의 영장이니 세계의 큰형님이니 떠들고 다니면서
제가 무슨 신이나 되는 냥 인권운운 하는 것들..
그런데 왜 저네들은 아동과 여성에 대한 폭력이 얼마나 심하면
국법으로까지 제정하고 어린아이가 총을 들고 무차별 난사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는가
결국 인간이 지은 죄는 다시 인간에게 돌아온다
우리도 그 뒤를 열심히 쫓아가는 결과가 어찌될 것인지!!
모든 걸 초개처럼 버려 두는 성인의 지혜를 배울지니
자유를 달라고 그리도 외치던 때가 백년도 안 지났거늘
왜 이제는 자신과 남을 초개처럼 버려 두지 못하는지
뻥튀기 소리에도 놀라 귀 막고 웅크리던 그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인가
芻狗 : 추는 乾草. 송나라 소철의 注에는 '건초를 묶어서
개 모양을 만들어, 이것을 제사지낼 때 장식으로 쓴다.
제사가 끝나면 길에 버려서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밟도
록 한다'고 되어 있고 하상공의 注와 왕필의 注에는 芻는
짐승의 먹이요, 狗도 식용에 쓰는 동물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풀(芻)은 짐승이 먹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고, 개
(狗)도 사람이 먹기 위해서 있는 것은 아니다 천지와 만물
의 관계도 이와 같다. 어느 쪽 모두 천지는 만물에 대해
비정(非情)한 것이다. (惠園出版社 참조)
부연하자면 풀 강아지, 지푸라기 허수아비라고 보면 되겠
다 제사 또는 기원에 쓰이는 지푸라기 인형, 이것은 사용
하고 나면 어디에도 쓰임이 없는 하잘것없는 물건이다
탁약 : 풀무, 대장간에서 쓰는 바람을 내는 기계로 속이
텅 비어 있다 (풀무와 피리로 보는 이도 있음 - 王弼注)
그럼 풀무 속에서는 바람만 나오지 온갖 것들이 어찌 나오
겠는가? 그것은 대장질 즉 온갖 연장을 만드는 전 과정을
비교한 것이며 거기서 가장 중요한(그 시대는 가장 하이테
크한 기계였을) 풀무를 내세운 것으로 본다
아래 글은 같은 장을 다른 시간(훨씬 전)에 썼던 글이다
莊子도 齊物論에서 <대저 큰 도(道)는 명칭이 없고, 큰
변론(論)은 말하지 않고, 큰 인(仁)은 인자하지 않다>
고 말하고 있다 ... 중략 ...
其猶탁약이란 비어있어야 담을 수 있고 여유가 있어야
생산 할 수 있다는 마르크스의 잉여가치론과 통한다
자연은 누구에게 이익이 되거나 손해가 되거나 상관하
지 않는다 또한 누가 비를 맞건 누가 폭풍을 만나건
상관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질서를 행사할 뿐, 공평하
다 큰불과 대홍수는 또 다른 생명을 만들어 내고 그렇
게 함으로써 자신의 생명을 유지한다 성인 역시 세상
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다만 세상을 바라볼 뿐.. 마치
인간이 함부로 조작(造作)한 것이 결코 좋은 결과를
부르지 못한다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여기서 헤겔의
변증법과 통한다 모든 유한한 것은 자기를 지양하고
반대물로 이행한다는, 그래서 현대철학에서 학교가 바
보를 만들고 병원이 환자를 만든다는 말이 나왔을까
현대 사회에서 생기는 부작용이 다 어디서 오는가 거
게가 인간이 상징 조작한 결과물이 아닌가 동물이 아
닌 인간만이 겪어 내는 고통,이것이 바로 인간이 자연
을 조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서 생기는 현상이다
멜서스나 맨드빌 역시도 사회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전쟁과 기아라고 단언하였던 것처럼 생노병사의 고통
역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이라면 고통은 자연으
로 변한다 만약 생노병사의 고통이 해소된다면, 그 다
음은 부처도 책임 못질 대 혼란이 올 것이며 결국 인
류는 그것으로 인해서 멸망하지 않을까..
생노병사는 인류가 존재하는 날까지 없어서는 안될 절
대 선(?)일 수 있다
뱀다리~
이렇게 놓고보니 하나는 너무 흥분한 듯하고, 하나는
너무 형식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게다가 같은 글을 같
은 사람이 읽고 씀에도 이렇게 색깔이 다를수 있다니
글은, 읽는 이의 시간과 정황에 따라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옴을 다시금 실감하며.. 어쨌든 두 편의 글이 크
게 어긋나는 점은 없어 덧붙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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