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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7-23 17:18
 조회 :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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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장 天下皆知
天下皆知美之爲美 斯惡已 천하개지미지위미 사오이
皆知善之爲善 斯不善已 개지선지위선 사불선이
故有無相生 難易相成 고유무상생 난이상성
長短相較 高下相傾 장단상교 고하상경
音聲相和 前後相隨 음성상화 전후상수
是以聖人處無爲之事 行不言之敎 시이성인처무위지사 행불언지교
萬物作焉而不辭 만물작언이불사
生而不有 爲而不恃 功成而弗居 생이불유 위이불시 공성이불거
夫唯弗居 是以不去 부유불거 시이불거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알지만 이는 추한 것일 수도 있고
모두가 선하게 보이는 것을 선하다고 알지만
이는 선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그러기에 있음과 없음이 (상대적으로) 서로 생겨났고
어려움과 쉬움이 서로 이루어지며
길고 짧음이 서로 겨루며 높음과 낮음이 서로 기울어지고
음악과 소리가 서로 어울리며 앞과 뒤가 서로 따른다
그래서 성인은 (作爲)함이 없이 일에 처하고
말하지 않고 가르침을 행한다
만물을 만들어내면서도 말하지 않고
생성시켰음에도 소유함이 없고
잘되어 가도록 하면서도 기대지 않으며
공(功)을 이루어도 그 속에 머물지 않는다
오직 머물지 않으니 이로써 영원히 떠나지 않는다 *
이 장은 모든 것이 구체화되고 전문화되어 가는 이 시대에 더욱 필요하고 가치 있는
구절이 아닌가 한다 아울러 산업화의 영향으로 사회가 다변화됨으로 인해 자기 분
야 이외의 모든 일에는 무감각 화되어 가는 현실, 미디어의 영향에 지나치게 노출
된 사람들이 자기의 생각은 없고 대중문화에 휩쓸리는 현상 속에서 계곡의 맑은 물
처럼 다가온다
우리는 가끔 티브이 뉴스시간에 사회적으로 저명한 인사가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질
렀을 때나 성직자가 어린 여자 아이를 성추행하고 사회적 방어능력이 없는 장애아
들을 이용해 돈을 버는 사람들을 볼 때, 모든 기운이 허공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경
험한다 또한 정치인들이 숱하게 농가 부채를 줄이겠다고 난리를 치는 정책이 오히
려 이를 더욱 부채질하는 현상과, 미국에선 의사들이 매독환자 2000명을 치료한다
며 수용해 놓고 결과를 관찰하기 위해서 일체의 치료를 금하고 이십 년 간 관찰했다
는 정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는 일도 있으며, 중세 영국에선 예닐곱살만 되면 일터
에 내보내서 일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모자 쓰고 지팡이 든 남작이니
백작이니 하는 이름을 이마에 걸고 땡땡이 치던 사람들이었다
일찍이 멘드빌과 멜서스는 기아나 전쟁, 질병이 사회의 균형을 잡는다고 했던 말이
무섭게 다가온다
우리네 속담에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쁘다고 하듯 모든 근본적 차원에서 본다면
아름답고 추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다만 인간의 의식의 차원일 뿐.. 그래서 노자
는 외친다 있고 없고, 어렵고 쉽고, 길고 짧고, 높고 낮고, 음악과 소리, 앞과 뒤는
방편적일 뿐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고..
그러나 이 시대 성형수술이 판을 치고 다이어트가 뉴스가 되는 세상에서 아름다움
과 추함이 어디에 있겠는가 다만, 치열한 삶의 정신과 가을 하늘같은 순수성이
있다면 그 보다 더 진한 아름다움이 어디에 있을까
우리는 왜 욕심이 덕지덕지 앉은 귀부인보다 시장 골목에서 찬거리 파는 할머니에
게서 아름다움을 느끼는가 우리는 왜 사주에 맞추어 수술하고 인큐베이터에서 아
이 기르는 어머니 보다 젖비린내와 땀에 절인 어머니 품을 그리워하는가 욕심을
던졌을 때 그 아름다움은 보인다
사람들은 자식을 낳아야 한다면서 이유를 물으면 늙어서 어찌 하려고? 하고 반문
한다 그러나 자식까지도 소유하고 지배하려는 끔직한 생각이 얼마 전 상속받기 위
해 아버지를 살해하는 사건을 부른 것이며 자기 체면을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자녀
의 모든 것을 길들이고 장난감 화하는 어른을, 그 자녀는 결코 고마워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을 구속하고 지배하는 것에서 탈출해야하는 권력자로만 바라볼 뿐..
우리는 시시로 부모와 자녀가, 아내와 남편이, 고용주와 고용인이, 사랑하는 연인
들까지도 서로 소유하고 지배하고자 함을 본다 그러나 일시적으로는 그것이 가능
할지 몰라도 하늘의 공기와 비와 바람을 소유하지 못하는 것처럼 절대로 그렇게
되지 않는다
버트란트 럿셀이 동양 제일의 지혜라고 감탄했던 구절, '소유 없는 생산, 자기 주
장 없는 행동, 지배 없는 발전' 우리는 되살려야 한다 우리의 본능 속에 꿈틀거리
는 인간 본연의 자세를..
대저 머물지 않으면 떠나지도 않는다
머물지 않았는데 어찌 떠날 수 있겠는가 !!
그 속에 모든 종교가 말하는 영생이 있다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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