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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7-02 17:30
 조회 :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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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재미 없는 책 < 老子 >
더러는 이 책이 피세의 철학이다 은둔의 철학이다 심지
어는 무슨 비기인 걸로 오해하는 분들도 있고 기 운운하
는 이들이 읽는 책이 아닌가 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내 짧은 소견으로는 은둔의 철학도, 피세의 철학
도, 정신수행을 위한 비기도 아니다 다만 그렇게 보이게
된 이유가 깊이 들어가지 않으면 현실적인 이론이 못되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는 것.. 어쨌든 분명 이 책은 여타의
일반적인 경전들과는 다르다
우선 다른 경전들은 대부분이 일정한 정신적 위치에 오
른 사람이 보통사람들을 위한 외침이고 가르침이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 '누구나'를 위한 책이 아닌, 소위 말하
는 '지식인'을 위한 책이다(그 당시) 물론 불경에도 그런
내용이 있지만 불경은 일반인을 위한 해설서가 많다 또
한 기독교가 말하는 성경은 유태인의 역사적 사실을 여러
사람이 기록하여 모아놓은 책이고, 유교의 경전으로 통
하는 사서도 그렇다 그러나 노자는 달랑 한 권의 책으로
엮으면 충분하지 구구한 비유나 해설을 곁들이지 않았다
한마디로 말하면 '잔재미가 없는 책'이다 게다가 이 책은
모든게 압축된 느낌이다 단 하나의 문장으로 저리도 적절
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일전에 이 책을 누구에게 소개했었는데, 그 사람 하는
말이 '맥이 빠진다'라는 한마디였다 그가 읽은 책이 제법
되는데 그 수많은 책들을 읽고 느낀 것들이 이 책의 한
구절에 들어있는데 그 순간 맥이 쫘악 빠지더라고.. 엉뚱
한 곳에서 헤매고 다닌 느낌이라고..
해서, 내가 잘 아는 것도 아니고 또한 누굴 가르치려는
건방진 생각도 아니고 다만 누구나 이 책을 곁에 두고 읽
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다
미리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여기에 쓰여지는 글은 내
생각일 뿐, 세상에 알려진 일반적인 해석과는 다를 수도
있다는 것 또한 나는 전공자도, 전문가도 아니라는 것..
어쨌든 '세상에 노자를 이렇게 보는 사람도 하나 있구나'
생각하시고 지켜봐 주시길 바라면서.. 노자 총 81장 비
록 가는 길이 더디더라도 끝까지 가지 못할지라도 아주
천천히 한 발자국씩 옮겨보고자 한다 海朱仙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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