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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5-02 14:16
 조회 : 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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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 출판에 있어
<국제 평화의 해와 날>을 제창하여
UN총회에 만장일치로
결의를 보게 하신
미원 조 영 식 이사장께
감사를 드립니다.
1982.3.20 노산 이은상
*이 시집은 5000부 한정판으로 노산께서 휴전선 155마일을
답사,시집으로 엮으신 귀한 자료입니다.
(계속 연재위계)
머리말
인류의 역사는 상처 투성이다.
아물지 않은 상처를 안고 영원한 비극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 인간인지도 모른다.
그 중에서도 한국민족은 수천년 역사위에 수 많은 상처를 안고 있다.그러다 마침내
오늘의 우리 시대에 이르러 그 어느 때의 상처보다도 더 큰,가장 뼈저린 상처를 내고
야 말았다.구토의 허리를 끊어 놓은 분계선이야말로 한국 민족만의 상처가 아니다.
세계 인류 전체의 상처이기도 한 것이다.그러므로 나는 이것을 "20세기의 상처"라고
부른다.
돌아보건대 한국민족은 지나간 한 때 나라를 잃어 버렸다가 1945년8월 15일 해방의
기쁨을 맞이했었다.그러나 자유를 안아보던 바로 그 순간.해방은 명목뿐이요,강대국들의 무자비한 처사로 한국의 국토는 북위 38도선으로 허리를 잘리어 남북으로 두 동강
이 나고 말았다.
다시 그 뒤 5년이 지나 1950년 6월 25일 북한 공산군의 남침으로 동족상잔의 비참한 전쟁이 일어났다.바람 속에 쓰러진 원혼들의 군인,민간인 그리고 그 전쟁에 참전했던 16개국의 외국 군대까지 모두 아울러 무려 3백만 명!
아무런 까닭도 명분도 없이 그 같은 많은 생명을 잃어버리는 전쟁을 3년이나 계속한 끝에 마침내 서로 지쳐 1953년 7월 27일 휴전조인과 함께 그 날 그 시간의 전선 형태
그대로 굳어져버린 군사분계선!
한국 서해의 "끝섬"에서부터 동해의 바닷가 백사장 철조망 마지막 말뚝까지 강으로,들로,산으로,국토를 가로 끊은 155마일의 남북분계선!
저 베르린의 동서독 장벽과 함께 자유.평화.사랑을 잃어 버리고 오직 미움과 저주와 죄악만이 도사린 분계선이기에 이것은 다만 한국민족만의 비극이 아니라 인류 전체의 비극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회한의 분계선!통곡의 분계선!분노를 참다 못해 미쳐버릴 것만 같은 저주의 분계선! 한국민족의 가장 큰 고통이 바로 이 시대 슬픈 역사의 증언대인 분계선에 있거늘,이 비극의 분계선을 두고 어디 가서 한국민족의 가슴 속에서 불타오르는 <진장한 부르짖음>그리고 한국민족의 뼈를 깎는 <고통의 문학>을 찰을 수 있을 것인가.
아무리 그날그날의 현실에 쫓긴다 해도 가슴 속의 눈물은 마를 길 없고 아무리 세월이 흘러 마비되어 간다 해도 포기와 체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꿈 속에서도 잊어선 안될,통일을 위한 민족의 슬픈 소원!일각이라도 식어져선 안 될,
평화를 구하는 인류의 큰 이상!
지금 이 시간 전 세계를 바라 보라.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중동지역,유럽지역,멀리 검은 대륙의 땅끝까지 빈곤과 굶주림과 살육과 전쟁과 온갖 비참한 현상이 쉴 사이 없이 일어나고 있는 이 지구상의 인간들처럼 비참한 존재가 또 어디 있을 것인가.지구와 인류의 종말을 고하는 무서운 최후의 단추 하나를 누르기 전에 인류는 지금 곧 이 비참한 멸망을 벗어나야 한다.
신이 인류의 멸망을 원하지 아니한다.인간 자신이 인류의 멸망을 원하지 아니할진대
인류는 반드시 다시 살 수 있는 길을 찾고야 말 것이다.그것이 바로 자유요,평화요,
사랑이요,정의다.인간이 순결한 양심으로 돌아오는 날이 곧 인류의 부활이요 재생인 것이다.우리는 그것을 원할 따름이다.
나는 진작 분게선이 설정된 지 10년이 되던 해에 분계선을 밟으며 기행문으로써
민족의 슬픈 소원을 호소한 일이 있었다.
그 뒤로 어느 덧 또다시 10여년 세월이 흘렀다.날이 갈수록 분계선은 더욱 더 굳어져만 가고,그 위에 폭풍우를 머금은 험상궂은 먹구름조차 엉켜 돌기만하는 분계선이라,나는 지난 80년 7월 늙고 병든 몸을 일으켜 막대 짚고 나서서 다시 한 번 더 이 분계선을 찾아가 거기 쳐놓은 가시 철망을 부둥켜 안고 불타오르는 가슴을 풀어헤치고 시조형식의
시 42제목 205수를 읊었었다.이제 그 시들을 정리하여,통일과,자유와,평화와,사랑을
갈구하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과 가슴에 호소하려는 것이다.
1982. 3. 1.
노산 이 은 상
서 시
여기는 아시아의 동방
고난의 오늘을 딛고 선 우리
애원과 기도소리에도
아물지 않는 금 간 국토
동해의
파도소리만
계시와도 같이 들리는 나라
지금 우리들의 행진이
세기의 어디쯤에 서 있는지
얼굴을 스쳐가는 시간이
너무나 차갑구나
빙하의
어느 한 구역인 양
서로의 체온조차 아쉽다
사탑같은 역사를 안고
회한을 반추하는 겨레
지진도 없이 갈라진
이 저주의 땅과 가슴 위에
오늘도
숱한 눈물과 분노만이
궂은 비처럼 흩뿌리고
할배 아배 때부터
혀에 익혀 온 착한 말들을
나날이 잊어버려 가는 세대라
우리의 신은 노여웠는가
차라리
참회의 망망이로
아프도록 때리옵소서
그러나 나는 다시
역사의 신 앞에 항변한다
미련한 소마냥 농사 짓고
착한 비둘기처럼 자식들 낳고
여기는
그렇게 어진 백성들
오 천 년 살아 온 땅이기에
한 뼘 가슴 속에
산만한 심장이 뛴다
다섯 자 몸뚱이 속에
강줄기만한 혈관이 흐른다
이 심장
이 혈관 속에
가득 찬 것은 오직 기원!
우리 원하는 자유
산산이 조각이 나고
우리 구하는 평화
갈갈이 찢겨졌기에
울분이
용광로처럼
불타오르는 분계선 !
너와 나 가슴과 가슴
사상과 사상의 장벽
나라와 나라,민족과 민족
침략과 항쟁의 장벽
여기서
전쟁이 일어나고
고귀한 피를 흘리고
선과 악,강함과 약함
사랑과 미움의 장벽
빼앗고 빼앗기는 아픔
얻음과 잃음의 장벽
민족과
인류의 온갖 비극이
여기서 일어나는 것 !
지열이 식지 않은 조국의 땅
지열보다 더 뜨거운 심장의 피
시련은 끝나지 않고
도전은 갈수록 치열 하여도
빙벽을
채질해 오르는 기사마냥
끝없이 솟구치는 의욕 !
지금 내가 왜 굳이
험하고 어려운 이 길을 가나
역사를 넝마조각처럼 찢어놓은
분계선 가시철망
구름도
거기 찔리면
피가 흐르는 길인데 !
그래도 나는 가야지
가시철망 내 앞길 가로막으면
나는 거기서 시를 읊고
노래가 끝나면 통곡하고
하늘 끝
땅 끝까지 들리라
슬픈 소원을 외치련다
1.저주의 서해
바라보면 아침 구름
북으로 잇달아 날고
굽어보면 저녁 호수
남쪽으로 밀려 들거니
여기는
망망한 서해
산도 끝나고 물도 다한 곳
분계선 서해의 끝섬
이름도 짓궂이 <보름섬>이라
한 번 가면 물길이 험해
보름 만에야 돌아 온다네
그래도
돌아올 수나 있지
가면 못 오는 데가 있네
하늘과 땅이사 무슨 경계랴
사람이 국경을 가른 것이지
그래도 돛 한 번 달면
어디라도 갈 수 있는데
도리어
제 나라 손 닿는 곳을
못 가는 데가 있네그려
달려가 강 건너 북쪽 산들
와락 껴안고 보고 싶건만
타다 남은 여백의 땅에
가로 막힌 저주의 서해
모세의
지팡이를 다오
이 바다를 갈라 보리라
오늘 우리에겐
그같은 기적이 없는 것일까
<저 산아 내게로 오라
네가 안 오면 내가 가리라>
애닯아
마호메드의 말을
나도 한 번 외어 본다
2. 백사장의 발자국
언덕 밑 바닷가에는
저녁 조수 밀려들고
백사장 여기 저기
조그마한 발자국들
아침에
아랫마을 아이들
게 잡으러 왔더라네
이윽고 총 멘 병정
놀라 달려와 꾸짓는 말
<여기 함부로 들어가
발자국을 내면 안 돼
어떻게
간첩들 발자국과
분간한단 말이냐>
제 마을 바닷가에서
게 한 마리도 못 잡는 여기
아무도 없는 빈 백사장에
아이들조차 못 노는 여기
두 뺨에
쏟아지는 눈물
거둘 길이 없구나
요만한 자유마저
뺏어간 자가 누구냐
이 조그마한 평화조차
못 누리는 우리들이
누구랑
큰 자유 큰 평화를
무슨 염치로 의논하랴
적막한 강 위의 분계선
배 한 척도 못 다니는 곳
오늘밤 조수가 밀리면
저 발자국마저 쓸려버리고
차가운
별빛과 바람만이
어둠 속을 방황하리라
3. 웃고 피는 도라지꽃
강 건너 들 밖으로
오늘 해도 저버리는가
상처투성이 강산이라
차마 보기 어려워서
솔가지
휘잡아 당겨
눈을 짐짓 가린다
언덕을 내려서는
가슴 아픈 나그네와
밀물과 저녁해가
모두 근심에 잠겼는데
길 가에
자주빛 도라지꽃만이
바람결에 웃고 피었네
구름 엉긴 하늘 가에
황혼이 짙어온다
어둠 속 뚫고 가는
이 시대 조국의 고난
시인은
마을 늙은이들과
이야기로 밤을 지샌다
4. 물과 피
강 따라 거슬러 오르면
남북 마을 겨우 2천미터
건너다보니 북한 군인들
바위 깨고 동굴 파고
애닯다
얼마나 싸우려는가
언제까지 싸워야 하나
피는 물보다 진하다건만
피보다 진한 것 사상일런가
사상 앞에는 부자도 없고
형제도 없다 하네
그래서
울며 싸웠고
싸우면서도 울었더니라
이 강을 오르내리던
고기잡이배들 다 어디 가고
배 한 척 그림자도
얼른거리지 못하는 곳
지난 날
여기 있던 어촌 집들
쓸어버린 듯 다 없어졌네
사람없는 빈 강이라
물고기야 살찌건마는
강을 잃은 주인이라
사람들은 여윈다 하네
이것이
누구 죄러냐
쓰다 달다 말하라
남을 탓하기 전에
제 살 꼬집으며 울어야한다
우는 것만으로 끝나쟎는 일
입술 깨물며 다짐해야지
진실이
승리하는 날까지
고난과 시련 달게 받자
5.백로의 낙원
뱃머리 북으로 돌려
강기슭 타고 오르노라니
사람은 못 들어가는
분계선 강 복판에
백로들
몇 만 마리가
깃들여 사는 섬이 있다
울창한 푸른 숲에
눈빛같은 백로떼들
이 나무 저 나무
가지마다 앉고 날고
미움도
거짓도 없는 저기
태고의 세계가 있다
총소리 끊어진 곳에
자유와 평화의 나라
순결한 사랑의 세계
백로의 낙원이 있다
여기서
피 흘린 이야길랑
잊어버리고 말자
6. 죽음의 강나루터
옛날엔 숱한 사람들
건너 다니던 강나루터
오늘은 강물만 흐를 뿐
배도 없고 사공도 없고
강둑에
분계선이란
철조망까지 처놓고
그도 모자라 총 멘 병정
강언덕 위에서 지키는가
그래도 강을 뚫고
자유를 찾아 넘어오다가
가엾다
거센 물결에
시체되어 떠내려오고
여기가 죽을 곳인 줄
뻔히 알년서도
물살에 밀려죽고
총 맞아 쓰러져 죽고
슬프다
죽음의 연쇄극이
연출되는 무대러냐
생면처럼 고귀한 것
신비한 것 또 어디 있나
벌레나 새 한 마리도
얼마나 귀엽고 아름답더냐
인간의
값진 생명을
왜 저렇게 버려야 하나
7. 농부 된 어부
철조망 바로 안에서
논갈이하는 농부가 있네
본시는 철조망 바깥
강마을 어부였더니
억지로
쫓겨 들어와
서투른 쟁기를 들었다 하네
"배를 버리라기에
언덕 넘어와 논을 갈지요
찔레꽃 가물에
모내기조차 어렵구료
오늘도
옛 강이 그리워
철조망 밖을 내다본다오"
철조망 바깥 강마을 옛집
몇 십년 풍우에 터만 남았고
언제나 돌아갈는지
기약조차 모르면서도
밭 가에
새로 얽은 농막에
정든 그물 그대로 걸어두었네
바라보니 산과 들
피어오른 연꽃송인 듯
강물은 포도주같이
맑고 푸르게 넘쳐 흐르네
자연이
이리도 아름답기에
사람들 죄가 더 미워지네
8. 낙화
지난 밤 드센 곳이
개화산 밑 마을인데
오늘 아침 건너는 곳
낙화진 나루라네
인간의
흥망성쇠도
하룻밤 사이로구나
지난 날 이 지역
낙화진 전투에서
남북한 젊은 군인들
죄 없는 몇 천 명이
꽃보다
아까운 청춘을
낙화처럼 떨구었었네
남쪽마을 북쪽마을 꽃들
천 송이 이천 송이
때아닌 폭풍우에
물에 지고 들에 지고
구트나
어느 마을 꽃이더냐
그건 물어 무엇하오
9. 강둑에 주저앉아
문득 보니 미국 병정
총 들고 길 앞을 막네
미군의 담당구역이라
통행증을 보이라 하네
남한 쪽
분계선 안에서마저
자유 없는 이 지역 !
산도 내 산이요
강도 내 강인데
날더러 그 누구 앞에
무슨 증표 뵈란 말요
강둑에
주저앉아서
목을 놓아 울어 버린다
지지리도 못난 주인아
네 강산 보기가 부끄러우나
정녕 부끄럽거든
고개 숙이고 지나가렴
말 없이
돌장승처럼
눈 내려감고 서 있는 사람 !
언덕에서 내려다 뵈는
악마의 골짜기 군사분계선
옛날엔 남북으로
기차 다니던 정거장 거리
레일은
우거진 잡초 속에
가로누운 채 잠들었고
녹슨 레일 위에
괴물같은 저 기관차
벌떡 일어나 우렁차게 일어
이 적막한 하늘 못 흔드느냐
지금 곧
북으로 북으로
냅다 한 번 달리자꾸나
10. 젊은 넋들
바라뵈는 언덕 머리
중세 고려의 二十八 왕능
생전에 영화 누리며
우줄거리던 그들이언정
오늘은
봄바람에 피는
진달래 한 포기만 못하구나
여기서 까닭없이 싸우다
이름도 없이 쓰러져
바윗길 조약돌길에
뼈만 뒹구는 어린 군인들
차라리
풀잎의 아침이슬이
인생의 목숨보다 더 길구나
저기 뒹구는 뼈다귀들
저것이 누구 죄러냐
저주를 받아야 할
전쟁을 일으킨 자여
네 귀엔
젊은 넋들의
울음소리가 들리잖느냐
뻐꾸기 숲에서 우네
젊은 넋들 골에서 우네
"우리사 아무 죄 없소
죄 없이 죽었을 뿐이외다"
이 골짝
저 골짜기에서
젊은 넋들 구슬피 우네
문득 발 아래서
푸드덕 날아가며
산꿩 날개치는 소리에
깜짝 놀난 파수병 하나
등 돌려
날 바라보며
계면쩍게 웃는다
11. 판문점
자유.공산 <평화의 천막>아래서
휴전협정 맺은 판문점
원수라면서 한 마당에서
옷깃 스치는 판문점
하루도
스물 네시간
잠자지 않는 판문점 !
휴전이란 제목 아래
안 싸우는 날 없는 판문점
날마다 세계의 나그네들
찾아왔다 가는 판문점
역사의
수레바퀴는
진흙 속으로만 빠져들고
여기서 기르는 비둘기들
남들 보라는 평화의 상징
구역질나는 얄미운 짓이여
평화를 파는 자 여기뿐이랴
분 바른
위조품 평화로
서로 속이고 서로 속고
밖에는 양의 머리를 걸고
안에선 개고기 팔듯
아침 저녁 평화를 외치면서
살인무기 만드는 강대국들
세계는
그들을 일러
<위인>이라 추켜 올리고
모두들 하는 말, 빈말이언만
속으면서도 행여나 귀 기울리고
이 세상 누구 입에서라도
<참말>한 마디 듣고 싶구나
여기서
내 가슴 쏟아 놓고
누구랑 더불어 이야기할꼬
이제 인류의 역사는
다 읽은 책장처럼
몇 장 밖에 남지 않은
얄팍한 말세러냐
사탄의
지혜를 빌어
자폭을 구상하는가
12.돌아오지 않는 다리
판문점 언덕 아래
길게 놓인 다리 하나
기구하게도 가운데를 끊어
분계선이 지나갔기에
절반은
남쪽 것이요
다른 절반은 북쪽 것일네
이 다리를 건너만 가면
다시 못 오는 다리이기에
다리 이름조차
"돌아오지 않는 다리"
북으로
끌려간 8만여 명
울며 건너간 갈랫길 !
이 다리를 건너면서
흘리고 간 숱한 대화들
가슴에 사무친 원한
녹음처럼 새겨져 있어
지금도
귀에 들리는
쓰리고 아픈 목소리들 !
깨어진 지층위에
너,내던져버린 공간이여
다람쥐들이 씹다 남긴
너,지워버린 시간이여
역사의
비바람 속에
말라가는 해골이러냐
애타게 그리면서
못 만나는 것 사람뿐이랴
민족의 큰 소원,큰 경륜
인류의 큰 평화,큰 행복
꼭 굳이
이 다리 위에서
그 모두를 만나야 한다
여기 이 갈림길에서
어디로 갈까 왜 망설이나
참과 거짓의 마찰과 충돌
멸망과 구원의 대립과 대결
눈물이
해일처럼 넘쳐
이 다리를 떠내려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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