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금

김승재

아무리 털어내도 너를 떠나 못 산다는

단명을 재촉하는 끊어진 짧은 도랑

소문난
철학관 어른
돋보기에 써있다

가뭄을 짓밟고도 도랑 치던 아버지

실금이 사방으로 난무한 논두렁에

씨줄이
날줄이 되어
부자 되긴 글렀단다                  

(제13회 젊은시인상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