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김신아

 

 

연초록 풀잎 되고 어여쁜 꽃이 되고

든든한 나무 되고 튼실한 열매 되고

작지만 온 세상 품은 한 톨 씨앗 되어라

 

끝없이 솟아나는 샘물 되어 흐르고

도도한 강물 되고 넓고 깊은 바다 되고

태초의 생명을 품은 명징(明澄)한 물이 되길

 

포근한 언덕 되고 드높은 산이 되고

푸르른 하늘 되고 반짝이는 별이 되고

뭣보다 너 자신이길

너는 이미 우주니까

 

 

  

아하, 홍시 빛

            김신아

 

 

이른 조반(朝飯) 옹근 홍시 양 볼 가득 드신 해님 

오늘도 싱글벙글 덩실덩실 산에 올라 

금가루 훨훨 날리며 아침체조 한마당

 

 

	∙ 2013 역동문학 신인상 수상 ∙ 한국시조문학진흥회 사무국장 역임 ∙ 현)초등학교 교장. 충주시조문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