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카 할머니 외 1편

황 길 신

폐 상자 잔뜩 싣고

힘겹게 끌고 간다

할머니 새우등에

업혀진 지난 세월

노파의

밝은 미소가 내 마음을 밝혀준다.

달에서 본 지구

축구공 닮은 지구 툭 차면 굴러갈 듯

이 작은 물체 안에 팔십억 살고 있네

상상이 미치지 않는 공상 소설 보고 있다.

어쩌다 이 땅에 와 어디로 갈 것인지

누구도 풀 수 없는 존재의 묘한 비밀

너와 나 한배 탄 운명 우린 모두 한 가족.

 (시조문학 23년 봄호)

황길신 시인 약력

* 2017년 계간 《시조사랑》 시조 등단

* 2020년 월간 《문학공간》 수필 등단

* 포은 시조 문학 대상, 가람 우리말 시조 문학상 외 수상

* 수필집 『초원의 말발굽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