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Fille aux cheveux de lin

드뷔시 / 아마빛 머리카락의 아가씨

C. Achille Debussy 1862∼1918

La Fille aux cheveux de lin
Arturo Benedetti Michelangeli, Piano

드뷔시 (Debussy, Achille Claude)의 서정적인 피아노 음악 [베르가마스크] 모음곡(Suite "Bergamaszue")중 제3곡 "달빛(Clair de lune)"을 "아라베스크 1번(Arabesque No. 1 in E major)"그리고 "환상(Reveries)"을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의 피아노곡 중 모두에게 사랑받는 대단히 유명한 곡을 소개드리겠습니다. "아마빛 머리카락의 아가씨(La Fille aux cheveux de lin)"입니다.

원래는 피아노 곡이지만 바이올린 독주곡으로도 연주되기도 하고, 또 그 선율의 아름다움과 서정적인 분위기가 하프의 음색과 어울려 하프로도 많이 편곡되어 연주되고 있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드리는 설레이듯 아름다운 이 음악은 우리들에게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커다란 눈에 긴 속눈썹, 굵은 웨이브의 금발 머리를 지닌 순결하고 아리따운 처녀의 자태를 보여줍니다. 어쩌면 한 폭의 깨끗하고 맑은 투명수채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서정적인 곡이지요. 그래서 저도 드뷔시를 많이좋아합니다....!!! 이 곡 "아마빛 머리카락의 아가씨(La Fille aux cheveux de lin)"는 프랑스의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의 피아노곡 《전주곡》제1집(1910년) 중의 제8곡으로 르콩트드릴의 같은 제목의 시에서 받은 인상을 묘사한 곡이라고 합니다.

드뷔시의 원숙기에 씌어진 것으로, 곡 전체에 흐르는 서정적인 분위기가 친근감을 주어 그의 작품 가운데서도 가장 많이 사랑받고 있는 곡이기도 합니다. "아마빛 머리카락"이라는 용어가 상당히 생소하시지요? 아마(亞麻, flax)는 쌍떡잎식물 쥐손이풀목 아마과의 한해살이풀 이름입니다.

원산지는 중앙아시아인데 유럽과 아르헨티나 등지에 많이 자생한다고 합니다. 6~7월에 꽃이 피고, 높이는 30∼100cm정도 되는데, 아마 씨앗에서 짠 기름은 아마인유(亞麻仁油)라 하며 인쇄잉크 ·수채화 및 페인트용 ·약용 등으로 이용한다고 합니다. 꽃 색깔은 푸른 보라색으로 그림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아름답습니다. 여기서 드뷔시가 "아마빛 머리카락" 이라고 제목을 붙인것은 꽃색깔을 두고 붙인 이름이 아니라 아마인유의 색깔이 맑은 금빛이어서 그렇게 부르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이 음악을 감상하노라면 항상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곡을 작곡한 드뷔시가 틀림없이 당시 새로운 가치의 예술적 지평을 열었던 인상파 화가 르노와르의 유명한 작품 "이레느 깡 딘베르 양의 초상"(1879년)을 보고 거기에서 영감을 얻어 이런 제목의 작품을 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말입니다. 위에서 감상하시는대로 여러분도 잘 아시는 이 명화는, 당시 별로 많지 않았던 르노와르의 후원자 가운데 가장 그를 잘 이해하던 은행가 루이 깡 딘베르의 귀여운 막내딸 "이레느" 양을 모델로 정성스럽게 그린 그림이라고 하는데, 제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어서 그런지 자꾸만 르노와르의 이 아름다운 그림과 드뷔시의 아름다운 음악을 서로 연계시키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걸 어쩔 수 없군요.^^ 물론 전혀 정설은 아닙니다.ㅎㅎ

가을날, 깨트려질 것만 같이 파랗고 청명한 하늘 아래 부드러운 바람이 어깨를 스칠 때, 해맑은 미소의 "아마빛 머리카락"의 귀여운 아가씨를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글출처: 이원영수채화갤러리 / 음원출처: http://board.medigat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