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철신부 / 한국 천주교 순교자 현양 마당극

이 곡은 1984년 9월에 완성하고 그해 10월, 뉴욕의 성 패트릭 주교좌 대성당에서 가진 한국 천주교 선교 이백주년 기념 미 동부지역 신앙대회에서 초연되었습니다. 마당극이라는 음악은 형식은 주로 신앙적인 줄거리를 연결시켜 음악으로 표현한 것을 말합니다.  곡이 처음 만들어질 때는 '순교자 현양칸타타'였지만 그 후에 이종철 신부님께서 귀국해서 한국에서 생활하시면서 한국 사람이 만들고 한국식의 음률을 사용하고 굳이 칸타타라는 이름을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시어 마당극이라고 이름을 바꾸셨습니다.  모든 성당에서도 순교자의 달이나 본당 주보 축일에 연주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쉽게 작곡을 했다고 하셨습니다.

가톨릭 신자들 외에는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는 작품이지만 1990년 10월 28일 미국 LA  (Scotish Rite Auditorium)에서 공연했을 때, 무대 역사상 동양인의 알려지지 않은 아마츄어 합창단이 당당하게 대 성황을 이루었고 교포들뿐 아니라 일반 외국인들까지 부부순교자의 이중창이 나올 때는 훌쩍거리는 소리가 무대에까지 들려 공연하는 사람과 관중이 모두 하나 되어 한국의 그리스도교의 역사를 눈물로 슬퍼하고 순교자들을 찬양하였습니다.  관례상 무대에 불을 피우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고문장면에서 인두로 지지는 장면에서 실감이 나지는 않았지만 뜻은 관중에게 충분히 전달되어 전 엘에이가 들썩거릴 정도였습니다.  그 후로도 미국 카네기홀을 비롯해서 유명한 극장에서 공연하였고 스페인 폴란드 독일등. 여러 곳의 순회공연으로 전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한국 순교자 103위 성인들을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였습니다.

<순교 선열들 앞에 부끄러운 마음으로 삼가 영광을 바치고, 우리들 후예에게는 그 높은 순교정신을 마음 새겨 보려는 의도로 이 곡을 마련하였다. 참으로 아쉬운 점은 그 위대한 순교사를 더 깊고 더 진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한국 천주교회사의 몇 부분만을 골라서 간략하게 묘사한 점이다. 앞으로 더 큰 작품으로 발전시켜(오라토리오와 오페라로) 우리 민족과 교회의 위대함을 세계만방에 널리 전파할 일이 남아 있다.

이 곡을 순교선열 앞에 감히 바치며 순교자들에겐 영광을, 후예들에겐 순교정신을 경건히 기원한다. > --- 이종철 신부

첫째마당	아침의 나라에 구원의 빛 내리다

 

[합창] 아침의 나라 아침의 나라 고요한 나라 고요한 나라 해맑은 태양이 비추는 나라 해맑은 태양이 비추는 나라 아침의 나라에 구원의 빛이 비추이네 구원의 빛이 비추이네 구원의 빛이 비추이네 [독창] 보아라 저 빛 어두움 밝히는 빛이여 보아라 저 빛 은총의 빛 구원의 빛 소망의 나라를 비추네 소망의 나라를 비추네 [합창] 보아라 저 빛 어두움 밝히는 빛이여 보아라 저 빛 은총의 빛 구원의 빛 소망의 나라를 비추네 소망의 나라를 비추네 소망의 나라 아침의 나라

아침의 나라, 고요한 나라 조선 땅에 신앙의 빛이    내리고 그 빛을 받아 잠자던 겨레와 민족이 움을    틔워 소망의 나라로 변해 가는 상황을 묘사하였다. 비록 맑고 고요한 우리나라였지만 아직도    어두움에 쌓인, 즉 가난과 무지와 외침에 의한    상처로 민족의 혼이 앓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이 신앙의 빛으로 인하여, 상처난    사람에겐 내적 치유를, 버림받은 사람에겐 참    인간으로서의 대우를, 절망 속의 사람에겐 희망을    가져다 주었다. 그 빛은 겨레와 민족을 구원하는 길잡이요,    영원한 생명에로의 부르심이며 구원과 은총의    감격스런 빛이었다

둘째마당	믿음과 선교 -첫째판 : 이벽성조의 설교 제1부(천주공경가) -둘째판 : 교우들의 응송 -셋째판 : 이벽성조의 설교 제2부(천주공경가) -넷째판 : 교우들의 응송   -다섯째판 : 첫 선교사 주문모 신부의 입국 -여섯째판 : 김대건 신부 입국

첫째판 / 이벽성조의 설교 제1부 (천주공경가) [독창] 어화세상 벗님네야 이내말씀 들어보소 집안에는 어른있고 나라에는 임금있네 내몸에는 영혼있고 하늘에는 천주있네 부모에게 효도하고 임금에는 충성하네 삼강오륜 지켜가자 천주공경 으뜸일세   둘째판 / 교우들의 응송 [합창]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 천주여 자비를 베푸시어 우리 백성 구하소서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   세째판 / 이벽성조의 설교 제2부 (천주공경가) [독창] 이내몸은 죽어서도 영혼남아 무궁하리 인륜도덕 천주공경 영혼불멸 모르며는 살아서는 목석이요 죽어서는 지옥이라 천주있다 알고서도 불사공경 하지마소 알고서도 아니하면 죄만점점 쌓인다네 죄짓고서 두려운자 천주없다 시비마소 아비없는 자식봤나 양지없는 음지있나 임금용안 못뵈었다 나라백성 아니런가 천당지옥 가보았나 세상사람 시비마소 있는천당 모른선비 천당없다 어이아노 시비마소 천주공경 믿어보고 깨달으면 영원무궁 영광일세 영원무궁 영광일세   네째판 / 교우들의 응송 [합창]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   다섯째판 / 첫 선교사 주문모 신부의 입국 여섯째판 / 김대건 신부 입국

둘째마당에서는 신앙전파의 선구적 내용이 담긴 광암 이벽 성조의 천주공경가를 믿음과 선교의 대표적 자료로 택하였다. 이외에도 믿음과 선교에 대한 많은 자료들이 있지만 가장 훌륭한 가르침이요 신앙전파의 선구적 자료이기에 택하게 되었다. 이벽 성조의 설교(천주공경가)를 듣고난 사람들은 이 진리의 말씀에 감동하며 알렐루야로 하느님을 찬양한다.  또한 민족복음화를 기원하며 천주님의 자비로 민족의 구원을 기도한다. 이승훈(베드로) 성조의 세례를 필두로    교우들의 수효가 날로 늘어가고 평신도들에    의한 평신도들만의 교회 공동체라는 세계    천주교회의 역사상 유례를 볼 수 없는    신비로운 천주님의 가호와 손길을 얻는다.    교우들은 더욱 더 큰 감격으로 찬양의    알렐루야를 노래한다. 이벽 성조의 천주공경가를 계속해서 들으며 사람들은 점점 더 굳은 믿음으로 발전해 간다. 첫 선교자 주문모 신부가 입국하여 조선    땅에서 첫 미사를 드린다. 조선의 첫 사제 김대건(안드레아 신부가    사제서품을 받고 귀국하자 한국교회는    불길같은 믿음과 선교의 절정을 이룬다.

셋째마당	박해와 순교 -첫째판 : 포졸들의 난입과 교우들의 체포 -둘째판 : 심문과 재판 -셋째판 : 심한 고문 -넷째판 : 부부 순교자의 최후 기도   -다섯째판 : 남은 교우들의 기도 -여섯째판 : 비탄의 노래(구경꾼들의)

첫째판 / 포졸들의 난입과 교우들의 체포 둘째판 / 심문과 재판 포도대장 - 네 이놈들, 천주교를 버리지 못하느냐! 교우일동 - 못합니다. 죽어도 버리지 못합니다. 포도대장 - 어찌하여 버리지 못하느냐! 교우일동 - 천주님은 우리의 아버지십니다.               부모가 자식을 버리지 못하고               자식이 부모를 버리지 못하듯이,               우리의 참 아버지이신 천주님을               죽어도 버리지 못합니다. 포도대장 - 어허 이 놈들 봐라.               너희 생명을 부모가 낳았거늘 어찌하여               천주가 너희들을 낳았다는 말인가! 교우일동 - 천주님의 만물의 창조주이십니다.               온갖 생명과 무생물까지도 천주께서               만드셨습니다. 하늘도 땅도 사람도               짐승도 천주께서 만드셨습니다.               우리의 생명도 부모를 통해 천주께서               만드셨습니다. 포도대장 - 이놈들이 미친소리 하는구나. 얘들아!               저자들을 매우쳐라! 죽도록 쳐라! 포졸들 - 예~이   세째판 / 심한 고문    네째판 / 부부순교자의 최후 기도 [이중창] 오! 주여! 오 천주시여! 이제 나 이 세상 떠나 당신께 갑니다. 오! 주여! 오 천주여! 가련한 이 영혼을 위로해 주소서. 위로하여 주소서. 그러나 주여 그러나 주여 어찌해 나를 부르셨나이까 죽음의 이 잔을 고난의 이 잔을 나 어찌 감당하리까 그러나 천주여 이 생명을 이 생명을 당신께 드리옵니다. 이 한몸 다하여 오로지 주님께 드리옵니다. (천국을 그리며) 주님의 나라 평화의 나라 영원한 행복이 기다리는 곳 주님의 나라 안식의 나라 영원한 안식이 넘치는 곳 [합창] 주님의 나라 평화의 나라 영원한 행복이 기다리는 곳 주님의 나라 안식의 나라 영원한 안식이 넘치는 곳 [이중창] 천주여 가련한 이 영혼 당신의 품안에 받으소서 천주여 가련한 이 영혼 당신의 품안에 받으소서 아멘    다섯째판 / 남은 교우들의 기도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늘에 계신 여섯째판 / 비탄의 노래(구경꾼들의) [합창] 한강수야 말해다오 절두산아 말하라 어이하여 귀한 생명 삼키어 버렸나 한강수야 말하여라 절두산아 대답하라 [독창] 한강변의 모래밭은 붉은 피로 물들고 부모잃은 아이들은 목놓아 울고 있네 하늘에는 영롱한 빛 천사들의 노래소리 [합창] 한스러이 죽어가신 순교자의 넋이여 이 겨레와 이 백성을 기도해 주옵소서 하늘나라 뵈옵거든 우리 죄인 빌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의 피흘림으로 시작된 천주교회는 창설자의 모습을 닮아서 피흘림의 역사를 이루어 왔다. 신유박해를  필두로 기해박해, 병오박해, 병인박해(이를 4대 박해라 부른다) 등 일만명의 순교자를 헤아리는 피흘림으로 역사를 얼룩지게 하였다.  그러나 그 순교의 피는 신앙의 토양을 비옥하게 하여 박해와 순교의 엄청난 소용돌이 속에서도 오히려 그 신앙의 씨앗들은 꽃을 피웠고 그 열매는 전국으로 확산해 나갔다.    이것은 박해와 순교를 통해 몸소 부활하시고 살아 계시는 예수님의 산 증명이요, 진리의 교회임을 증거하는 산 역사이기도 하다.   금지령과 체포령이 발동되고 포졸들은 방방곡곡에 숨어 있는 교우들을 사정없이 잡는다. 아비규환을 방불케 하는 이 혼란으로 교우들의 가정은 산산이 부서지고, 살아남은 교우들은 깊은 산속으로 혹은 떠돌이 신세로 변하였으며 부모 잃은 아이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눈물겨운 희생을 치러야 했다.   잡혀온 교우들은 심문을 받는다. 또한 신앙을 버리라는 회유도 받는다. 그러나 이미 죽음을 각오한 교우들은 죽어도 천주님을 버릴 수 없다는 신앙고백을 포도대장 앞에 과감하게 외친다.  포도대장은 결국 죽도록 매질과 형벌을 가하도록 명령한다. 이 곡은 동정 부부 순교자인 유 요한과 이 루갈다의 그 거룩한 순교를 기념하며 그들의 기도를 가상하여 대본을 마련했고 또 곡을 부쳤다. 이 곡은 본 순교자 현양 마당극 중에서도 핵심을 이루는 곡이요,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다. 모든 순교자들을 대표하여 순교 직전의 마지막 기도를 부부 순교자들이 노래한다.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첫 편은 죽음의 이 잔을 주님의 은총 없이는 감당할 수 없지만 믿음으로 기꺼이 생명을 바치겠다는 결단이요. 둘째 편은 천국을 그리워 하면서 이제 곧 평화와 안식의 주님 나라에 들어가게 됨을 감사드리는 평화로운 마음의 노래요, 셋째 편은 기쁨과 흥분 속에 주님의 품안에 받아 달라는 기도로 끝 맺는다. 여러가지 형벌로 만명의 순교자들은 피를 토하며 죽었다. 이를 지켜보던 외교인들(구경꾼들)도 아무일 없다는 듯 유유히 흐르는 한강수를 바라보며 또한 절두산을 향하여 어찌하여 귀한 생명들을 이토록 처참히 삼켜 버렸느냐고 외치며 '한강수야 말하여라 절두산아 대답하라'고  절규한다. 결국 구경꾼들도 순교자들의 놀라운 믿음과 순교 앞에 머리 숙이고 조국의 앞날을 빌어주십사 기도한다.

 

 

넷째마당	순교자 찬양 -첫째판 : 교황님의 방한과 103위 성인 시성식 -둘째판 : 장하도다 순교자여 -셋째판 : 순교자 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