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말 할 것도 없이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 C단조 작품 67번의 별명입니다.
‘바바바바’, 4개의 음표로 장엄하게 시작되는 그 ‘바바바바’를 가리켜 베토벤은 ‘운명은 이렇게 문을 두드린다’고 말하였다고 하여 ‘운명’이라는 별명이 붙은 그의 교향곡 제5번은 1805년경부터 작곡을 시작하여 1807년 말에 완성되었으니까 지금으로부터 약200년 전의 일입니다.
그때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베토벤의 ‘운명’은 음악 사상 가장 많이 연주된 교향곡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얼마나 자주 연주되고 얼마나 널리 화제에 올랐으면 클래식을 가까이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베토벤 하면 ‘운명’, ‘운명’ 하면 베토벤을 생각하게 될까. 어쩌면 ‘운명’이라는 말이 베토벤의 암담하던 전 생애의 이미지와 너무나도 어울리는 뉘앙스를 지니고 있는 탓인지도 모릅니다.
‘운명’은 그 당시 아주 혁명적인 음악이었습니다. ‘운명’으로 모차르트 시대까지의 음악을 종결하고 새로운 음악을 시도하는 첫 장이었습니다. 바로 그 다음 해, 표제음악의 효시인 6번‘전원 교향곡’의 잉태를 예감했습니다.
베토벤은 1770년 12월 16일, 독일 라인강가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궁정가수(宮廷歌手)였던 아버지 요한은 주정 뱅이었습니다. 베토벤은 둘째 아들로 태어났으며 음악교육은 우선 아버지로부터 받았으나 아버지는 어린 베토벤을 사람들 앞에 내세워 돈을 벌 생각으로 8세의 아들의 나이를 속여 6세의 어린이라고 하며 퀘룬의 공중들 앞에 세우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던 베토벤에게 계획적인 음악교육을 베푼 것은 올갠 연주자였으며 작곡가로도 이름을 날린 크리치안 네에페였고, 베토벤은 그를 통해서 오페라에 관한 지식을 터득하고 요한.세바스챤.바흐의 엄격한 작곡 형식을 배웠을 뿐 아니라 당시의 독일의 문학 및 철학에 관해서도 지식을 넓혔습니다. 그 후, 베토벤은 역시 네에페의 주선으로 1787년 빈에 가서 모짜르트 밑에서 공부할 수 있는 허가를 받게 되는데 이렇게 해서 같은 해, 4월 7일, 꿈에 그리던 음악의 서울 빈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도착한 지 2주 만에 빈을 떠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2주일 동안에
모짜르트로 부터 실제 지도를 받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러나 당시 모짜르트가 청년 베토벤에 관해 ‘머지않아 세계를 놀라게 할 사람’이라고 말하였다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그 때, 두 사람의 상봉이 이루어졌으리라고 생각하는 데에는 타당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3개월 후에 세상을 떠났고, 같은 해에 아내와 딸을 잃은 아버지는 날이 갈수록 술에 빠지게 되어 가족의 무거운 짐이 베토벤의 두 어깨에 걸리기 시작하였으나 베토벤은 많은 사람들의 우정과 동정에 힘 입어 그 궁지를 벗어 날 수 있었습니다.
베토벤이 다시 빈을 찾은 것은 22세 때, 당시 빈에서 작곡 활동을 하던 하이든의 지도를 받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하이든은 너무 바빠, 베토벤의 큰 기대를 만족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그 대신 다른 선생들로부터 대위법을 공부하는 동시에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고백적인 해설자로 등장하는 살리에리로 부터 성악 작곡법을 배웠습니다. 그러는 동안 친구였던 발트슈타인 백작 등의 추천으로 빈 사교계에 등장하게 되면서 피아노 연주자로 혹은 작곡가로 명성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밑바닥을 헤 메였고 뿐만 아니라 여러 번에 걸친 실연은 그의 마음에 검은 그림자를 만들어갔습니다. 게다가 그때까지 겪은 모든 불행을 합친 것 보다 몇 배 큰 불행과 고통이 베토벤을 엄습하였다. 그것은 바로 청각장애였다. 베토벤의 귀가 언제부터 나빠졌으며 그 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 확실치 않으나 1801년 6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의 청각이 3년 전부터 점점 약해졌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병과의 싸움의 비극적 절정은 1802년 10월에 쓴 유서였습니다. 그러나 베토벤은 마침내 그 고통과 싸워서 이겼습니다. 한 때는 자살 직전까지 이르렀던 베토벤이 어떻게 그 고뇌를 극복하였는가는 그 이듬해인 1803년 이후의 맹렬한 창작활동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운명’이 바로 그런 음악의 대표작입니다. 교향곡 ‘운명’의 시작을 알리는 네 개의 음표를 ‘바바바바’로 표기 하였지만, 미국과 일본에서는 ‘다다다다 –‘ 중국에서는 ‘타타타타 – ‘ 아르헨티나에서는 ‘난난난나 – ‘로 표현하며 이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의 네 개의 음표만이 ‘운명’ 교향곡은 아닙니다. 약 30분 동안 전 곡을 들어 보면,
왜, 인류가 가장 많이 듣는 교향곡인지 그 가치를 알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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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글자 중, 의성어, 의태어까지 가장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는 문자는 한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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