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입니다.
말만 들어도 풍성하고, 넉넉한 그리고 그리움의 추석입니다.
오늘이나, 내일은 꼭 밤 하늘을 쳐다 보아야, 일년 중 가장 크고 가까운 ‘달님’을 볼 수 있습니다.

흐르는 곡은 베토벤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입니다.
협주곡에서 2악장은 보통 ADAGIO로 느리게(이 곡은 아다지오 보다 더 느린 라르게토) 주제를 변주하여 다시 음미하여 주고, 1악장에서 달려 온 곡의 숨을 고르게 해 줍니다.
1 악장에서 제시한 주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생성과정과 그 저변을 이야기해 줍니다.
이 곡의 2악장은 어떤 의미에서 신에게 감사하고, 베토벤이 느낀 기쁨을 노래하듯 바이올린의 특성을 잘 살린 곡입니다.

1악장의 처음 부분이 팀파니로 사랑하는 사람의 집 앞에서 4번 노크를 합니다. 과연 그 사람이 반겨 줄 까요? 그 집 에는 베토벤의 ‘불멸의 여인’이 있습니다.
아주 안정적이고 평화롭게 현악기가 약 음기를 달고 여리게 독주 바이올린을 받쳐주고, 제 1변주곡으로 클라리넷이 주제를 연주하면서 바이올린이 음의 고저를 가늠하며 장식합니다.
제 2변주는 파곳(바쑨)의 저음으로 주제를 깔아 주면 다시 바이올린이 독주하면서 아름다운 선율을 켭니다. 제 3변주는 관현악이 튀어나오면, 바이올린이 칸타빌레(노래하듯)로 새로운 장이 열릴 것을 예고하며, 카덴짜(CADENZA)를 연주합니다. 이 즉흥 연주가 끝나면, 쉼 없이 3악장이 연결됩니다.
3악장은 저에게 전화하시면 들으실 수 있습니다.

베토벤은 바이올린이란 악기의 특성을 완전히 실험하였습니다. 그리고 악장 형식 등을 혁명적으로 시도하였습니다. 2-3악장을 부쳐 ‘신에 대한 감사’의 감정을 반복 되어지는 3악장, 론도의 형식에 이음새 없이 연결합니다.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기쁨과 열정으로 승화시킵니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나온 후, 이렇다 할 바이올린 협주곡이 없습니다. 약 80-90년이 후에, 브람스, 멘델스 존, 차이코프스키 그리고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나옵니다. 그 만큼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독보적인 존재였습니다.

오랜만에 음악회에 다녀왔습니다.
KBS 교향악단의 정기 연주회, 그 날의 곡은 1부에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2부에서는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바다였습니다. 2부의 곡이 처음 오케스트라를 듣는 이에게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더더욱, 인상파의 음악이고, 현대로 넘어가는 다리와 같은 역할의 음악이니까요. 대모님 내외도 모시고, 처음 오케스트라 연주회에 오신다는 분도 초청을 하였습니다. 낯 설어하지 않으시고, 각종 악기를 호기심으로 들어주셔서 다행이었습니다. 누구는 태어날 때부터 오케스트라 음악 들었습니까? 자주 들으면 익숙해 지는 것이지요.
정상인의 귀로는 4가지 소리를 함께 들을 수 있답니다. 지휘자도 6가지 음 이상은 같이 들을 수 없답니다. 독주 악기, 저음부, 관악기 그리고 가끔 튀어나오는 타악기 정도면 됩니다.

보름달을 보며,   
어려웠던 한 해를 감사합니다. 마치 지금 울리는 바이올린 소리만큼 또 한 해를,…..



* CADENZA  :  작곡자가 작곡을 할 때 카텐짜 부분은 작곡을 하지 않습니다.
                독주자의 기량으로 카텐짜 부분을 즉흥 연주하는 것입니다.
                CD에 보면, CADENZA BY XXX 로 되어있는 것은 XXX가 연주한 카덴짜
                로 연주한 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