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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5-29 15:18
고독과 마주하라
 글쓴이 : 법상 스님
조회 : 3,536  

   ★ 고독과 마주하라 ★



   산다는 건 외롭고 고독한 일입니다. 이렇게 혼자 있을 때 외로움을 느끼지만 오히려 혼자 있음의 내 안에 연꽃 한 송이 피어오르게 합니다.

   사람들은 말하겠지요. 함께 있으면 외롭지 않다고··· 정말 그럴까요? 물론 그럴 거라고느끼고 실제로 덜 외로울 수도 있겠죠. 그러나 조금 깊이 비추어 보면 함께 하고 있음이 우리의 외로움을 덜어 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함께 해도 우린 여전히 외로워요.

   가족과 함께 할 때도 우린 외롭고, 친구와 함께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어도, 번잡한 군중 속을 거닐 때에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을 때라도··· 그 어느 때라도 그 누구의 함께 있을 때라도 우린 여전히 외롭습니다.

함께 있음으로 외로움을 덜어낼 수 없어요.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함께 있음으로써 외로움을 달랠 수 있다고 할 때 우린 세상에 속고 있는 것입니다. 외로움을 떨쳐낸 것이 아니라 잠시 덮어두고 있을 뿐이지요. 언제까지 덮어둘 수 있을까요? 덮어두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속고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린 내 안의 참된 고독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차라리 저 홀로 외로움을 맞이했을 때 그때 우리는 외롭지 않습니다. 아니 너무 외로워서 외롭지 않아요. 우린 누구나 외로워야 합니다. 철저하게 저 홀로 고독해져야 합니다. 외로움이 싫다고 자꾸 벗어나려 하지 마세요. 그래도 어차피 우린 외로워요. 그럴 바에야 두 눈 똑바로 쳐다보고 외로움을 마주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혼자 있을 수 있어야 합니다.

   누군가에 관심을 바라지 않고, 누군가와 함께 하지 않고, 철저히 혼자가 될 수 있을때, 그럴 때 우린 비로소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나 자신과 마주하기를 꺼려하고, 자꾸 바깥 세상에 기대를 버리지 않기 때문에 나 자신을 만나질 못해요. 나 자신과의 만남을 이루려거든 먼저 바깥 관심이며 기대를 다 포기해 버리세요. 바깥으로 치닫는 그 어떤 마음도 다 놓아 버리고 철저한 고독과 마주해야 합니다.

   나 홀로 그 고독 앞에 우뚝 설 수  있어야 합니다. 누구도 대신 해 줄 수 없고, 그 누구도 함께 갈 수 없어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길입니다. 바로 이것이 출가예요. 참된 출가를 하였을 때, 나 홀로 고독 앞에 우뚝 서 있을 때, 속 뜰의 본래 향기는 은은하게 피어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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