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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5-12-02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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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월 샘터시조 / 김사균, 이종완, 이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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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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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시>
겨울 나무
김사균
마지막 잎새마저
겨울새로 떠나가고
안으로 살이 찌는
하이얀 함묵의 계절
심중에
청산을 빚어
먹빛 하늘 받쳐 섰다.
이 달의 초대시로 김사균의 <겨울 나무>를 추천한다. 위의 작품에는 한 폭의 겨울 풍경이 그려져 있다. 그 그림의 중심에는 겨울 나무가 서 있는데 그 겨울 나무는 마지막 잎새마저 떠나보낸 안타까움 속에 서 있지만, 마르고 황량한 나목(裸木)이 아니라, 마음 속에 청산을 빚는 동목(冬木)이다. 한편 이 작품은 시인 자신의 심정과 의지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을 말하면서 인간을 드러내고 인간을 말하면서도 자연을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이 시인의 개성 있는 솜씨다.
<추천시>
경포호수
이종완
해맑은 수채화로 그리움 번져 가면
누이의 웃음처럼 안개에 젖는 경포
잔잔한 수면 위로는 별과 달이 출렁인다.
그리움
이미란
수화기 들고 앉아 마음은 내달리네
어머니 주무시나 신호음만 가득하고
멀거니 들여다보는 손톱 끝의 초생달.
이종완의 <경포호수>는 자기의 정감을 섣불리 토로하지 않고 이를 하나의 분위기 묘사로 처리하는데 성공한 작품이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뛰어난 역량과 오랜 숙련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이작품에서 우리가 좀더 욕심을 부린다면 단순히 분위기 묘사로서의 상황 설명이 아니라, 보다 시상의 깊이나 내용의 심화에 따른 강렬한 주제의식이 나타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시조는 짧은 형식에 내용이 허식없는 간결한 상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그러기에 만일 이와 같은 시조의 장점이나 특징을 깨닫지 못하고 대수롭지 않는 내용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완곡하게 우회한다거나, 혹은 난삽을 거듭함으로써 철학 이상으로 난해하게 만든 작품이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이미란의 <그리움>은 시조의 이와같은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작품으로서 종장의 '멀거니 들여다보는 손톱 끝의 초생달'의 재치있는 묘사가 있어 작품이 안이하다는 느낌을 말끔히 씻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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